“외화벌이 일꾼, 南밥솥·日밥상 뇌물 바쳐야 생존”

해외에 파견된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 사이에서 고위 간부들에게 제공할 뇌물로 남한제 밥솥과 일본제 밥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이 좋지 않은 외화벌이 일꾼들은 귀국 후 간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뇌물 준비에 고심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해외에 파견나온 기업소 외화벌이 일꾼들이 귀국할 때면 꼭 주부들이 좋아하는 한국산 쿠쿠 밥솥, 헤라 화장품 그리고 일본제 밥상을 준비한다”면서 “이들은 실적이 좋지 않거나 좋더라도 외화벌이 직을 유지하기 위해 간부들에게 고일(바칠) 뇌물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한국산 밥솥이나 가전제품은 원래부터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본제 밥상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늘고 있다”면서 “밥상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북한에선) 식당이 변변치 않고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손님대접이나 집안에 큰 행사를 집에서 치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간부들은 외화벌이 일꾼이 한국 사람과 동업을 하는 중국 조선족과 거래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오히려 필요한 밥상 모델, 사이즈까지 알려주면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기도 한다”면서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남조선(한국) 사람들을 만나서는 절대 안 된다’는 엄포는 허울뿐이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간부들 사이에는 좋은 밥상에 음식을 차려 대접해 부를 과시하는 경향도 있다”면서 “북한 간부의 부인들이 한국 밥솥이나 일본제 밥상이 좋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질 좋은 일본제 밥상은 가격이 싼 것이 500위안(약 8만 7000원)이고, 보통이 1000위안을 훌쩍 넘기 때문에 외화벌이 일꾼들이 갖는 부담은 적지 않다”면서 “또한 최근 북한에 투자하려는 중국 사람들이 갈수록 줄고 있어 외화벌이 일꾼들이 고민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 기업소 일꾼들을 중국에 파견해 개인 투자자들을 물색해 대형식당, 공장과 백화점 등에 쓰일 건설 설비·자재 마련을 종용하고 있다. 특히 이런 일꾼들에게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을 대상으로 광물 및 수산물과 예술품 판매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 송금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소식통은 “외화벌이 일꾼들이 연간 국가에 바쳐야 하는 금액은 2만 달러(약 2100만 원) 정도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거금을 버는 것도 버거운데 해외에서 사업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간부들에게 줄 뇌물 마련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한 사람당 한해에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 정도로 뇌물 비용을 고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결국 이것저것 합치면 외화벌이 일꾼 일인당 5만 달러(약 5300만 원) 이상은 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