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정보 민감 北엘리트층, 김정은 독재 묵과 않을 것”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엘리트층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김정은의 공포정치로 엘리트들이 동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5일 이 시간에는 잇따르고 있는 북한 엘리트들의 탈북 배경과 김정은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보겠습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1. 지난주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출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먼저 이번 집단 탈북 사건에 대해 간략히 정리 부탁드립니다.

통일부는 4월 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서 북한의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인 지배인을 포함해서 13명이 집단으로 귀순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4월 7일에 서울에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북한 해외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이 1, 2명씩 개별적으로 탈북한 사례는 있었지만은 같은 식당에서 이렇게 많은 종업원이 한꺼번에 탈출한 것은 처음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귀순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와 관련, 나중에 중국의 저장성 닝보라는 도시의 류경식당에 있었던 종업원들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13명의 종업원들이 사실상 목숨을 걸고 한국에 온 건데요, 왜 한국에 오려 한 건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죠. 역시 첫째는, 대북 제재로 인해서 식당 운영이 어렵게 됐지 않습니까. 이에 따라 자신들에게 부과된 북한으로의 송금액을 채우지 못하게 되고, 그에 대한 문책이 두려웠을 것이라고 봅니다. 둘째로는 통일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해외 생활을 하면서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의 실상을 알게 되고, 그에 따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들이 이를 알게 되면서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깐 대북 제재의 효과임과 동시에 장마당 세대의 의식 전환이 겹쳐져서 탈북을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특히 해외에 나가 있는 종업원들은 20대, 30대입니다. 1995년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정말 어려움을 겪었던 세대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당(黨)이라든가, 수령에 대한 불만이 많은 계층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부라든가 노동당을 믿지 않고 오히려 장마당을 믿고, 개인주의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해외 생활을 하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요소, 특히 한국의 발전상을 보면서 동요를 했지 않았을까, 이래서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자신들에 대해서 문책성 귀국 명령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한국으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3. 북한은 이번 집단탈출에 대해 “전대미문의 유인납치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국 당국이 공작을 해서 데려왔다는 주장인데요, 이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본래 탈북자들이 탈북을 해서 한국까지 오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습니다. 이를 보조해 주는 사람들이 브로커라고 것이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만이 한국으로 올 수 있거든요. 물론 NLL과 DMZ로 오는 군인이나 사람들은 상관이 없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압록강, 두만강을 통해 탈출을 해서 오는 경우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태국이나 미얀마를 통해 오거든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죠. 1,2명이 아니라 13명이 탈출하는 데는 그들만의 힘으로는 안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 정부의 도움을 받았지 않았을까, 심지어는 중국의 도움까지 있었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공작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있으면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사태는 김정은 체제에 대해 불만을 보이는 세력이 늘어났다, 이런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전대미문의 유인납치 행위’ ‘국정원의 공작을 통해 탈출이 이뤄졌다’고 이야기 할 게 아니라 자기 체제를 보다 살기 좋은 체제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4. 한국정부는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탈북 사건의 원인에 대해 대북제재의 효과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대북 제재 이후에 북한 식당들이 영업에 타격을 받아서 대부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해외에는 100여 개의 북한 식당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 중에 90%가 중국에 있고,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엔 안보리 제재가 있었고, 한국 정부가 북한 식당에 가지 말라고 하는 지시가 있었지 않습니까. 북한 식당들은 한국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가지 않으니 큰 타격을 받은 거죠. 대북 송금 압박이 컸던 것이고, 그에 따라 문책성 귀환 조치에 대한 상황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런 건 있는 건 같습니다. 100여 개 식당이 다 어려웠을텐데, 왜 류경식당 종업원들만 탈출을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긴 합니다. 아마 식당 자체 내의 문제도 있었지 않았을까에 대한 보도도 있어요. 또한 중국 사업자와 합작을 하는 그런 식당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 사장과 어떤 문제가 있었지 않았을까, 그런 문제가 있는 상황 속에서 문책성 귀국 명령이 떨어지자 그냥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세계로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동경심과 더불어 북한에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탈출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5. 앞으로 이 같은 탈출 사례가 또 있을 걸로 예상을 하시는지요?

그동안에 많은 대량 탈북이 있었어요. 1987년 김만철 씨가 가족 10명을 데리고 탈출을 한 적이 있었고, 2004년 7월에는 베트남에서 468명이 한국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2011년 3월에도 9명이 집단으로 탈출한 사례가 있었고 앞으로 종종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번 사건을 통해서 김정은은 심기가 많이 불편할 겁니다. 그래서 관련 기관에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을 것이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해외 식당에 대한 단속, 사상 교육, 육체적인 통제 등이 심해질 겁니다. 쉽지는 않은 거죠. 하지만 막는다고 해서 탈출이 이뤄지지 않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사례가 종종 있을 것 같습니다.

6.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엘리트들의 탈출이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그런가요?

뭐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1991년에 고영환, 김정민 등 고위층들이 탈북한 적이 있었고, 1994년에도 현성일, 강명도, 조명철 등이 탈출한 적도 있구요. 1997년 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탈북하는 초대형 사건이 터진 적도 있구요. 1009년에는 양강도 청년동맹 1비서가 탈출을 했었고, 2014년 동남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탈북을 했다고 합니다. 2015년에도 북한 외교관 일가족이 망명을 했고,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라든가, 조직지도부 간부까지 탈출한 적도 있었구요. 2015년에는 정찰총국 대좌가 탈북한 것도 이번에 확인이 된 사항입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숫자적으로 정확한 비교가 힘들지만 앞으로 점점 증가되지 않을가 하는 측면이 있구요, 독재나 공포정치에 대한 불만을 보이는 엘리트 층이 늘어날 것이고 그 숫자는 이전시기보다 더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7. 김정은의 공포통치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북한 군 간부나 외교관 등이 한국으로 망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공포통치의 영향이죠.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했고 그 이후엔 장성택의 물을 뺀다는 측면에서 관련된 사람들을 숙청했죠. 특히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들의 숙청이 심해지면서 해외의 고위 엘리트 탈출하는 그런 사례가 나오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북한 고위 간부들의 탈출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폐쇄정치도 하나의 주요한 원인이죠. 북한 내부에서는 왜곡된 역사만 교육 받다가 해외에 나가면서 그런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죠. 특히 6.25 전쟁 같은 경우에는 남침이 분명한데도 북한에서는 북침이라고 가르치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이 밝혀지면서 체제에 대한 회의, 내가 속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거든요. 특히 장마당 세대들은 사실은 개인주의가 발달되어 있고 억압을 싫어하는 세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개방을 좋아하죠. 그런데도 김정은이 공포정치, 폐쇄정치를 한다고 하면, 즉 장마당 세대에 대한 억압을 하면 이에 반발해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8. 김정일 시대와 비교했을 때 엘리트층의 탈출 비율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나요?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김정일 시대에도 고위층들이 한국에 왔었고 특히 황장엽 당 비서까지 탈출한 상황과 비교한다면 지금은 그런 정도까진 아니죠. 다만 문제는 앞으로도 또 다시 중앙당 비서가 넘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김정은의 개혁개방 정책을 기대는 합니다만은 그것을 실행하지 않았을 시 일반 주민들보다 정보를 갖고 있는, 또한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엘리트층이 불만을 가질 것입니다. 독재정치나 공포정치를 묵과하는 그런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엘리트층의 탈출이 김정일 시대와 비교했을 때 더욱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됩니다.

9. 잇따르고 있는 엘리트들의 탈출은 김정은 체제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 수 있을까요?

불안정에 대한 판단이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불안정하다고 하는 판단에 대한 기준은 대안세력에 대한 여부입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에 대한 반체제 세력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현재로써는 그런 세력이 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불만이 있으면 외부로 탈출하는 그런 모양새를 띠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북한에서 나와 버리면 북한 내부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정보가 차단되고 언론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 내에서 이 분들이 좀 어렵겠지만, 이 분들이 반체제 운동을 해준다고 한다면 김정은 체제가 상당한 위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안 세력이 북한 내에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독재정치는 하고 있지만 그 정권이 쉽게 붕괴된다든가, 불안정해진다든가 그런 것은 어렵겠다고 생각합니다.

10. 북한 엘리트들이 동요하고 있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다고 보시는지요?

쉽지는 않습니다. 일단 동요하는 엘리트층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힘을 불어줘야 합니다. 그 사람들이 용기 있게 반체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그래서 김정은이 여러 개발구를 만들어서 나름대로 개방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우리 기업들이 많이 들어가서 자본주의 사상이 같이 유입되도록 하고 엘리트들이 마음대로 반체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반체제 운동이 외롭지 않고 이것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가 북돋아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 내에서 북한 엘리트들의 행동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그들이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엘리트들이 외부로 탈출해서 남한이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들을 지원해서 역으로 북한 내의 친인척이나 동료들이 민주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11.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엘리트들을 한국 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전략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북한 내에 있는 엘리트 중에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근데 그 사람들이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혼자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그런 패배주의적인 생각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지 알려줘야 하고 더욱 좋은 것은 교류 협력을 통해서 만나서 암암리에 풍겨주는 것도 필요하고, 엘리트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잘 살고 잘 적응하고 우대를 받고 영웅이라고 하는 것들이 남한 내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사실 그게 지금까지는 부족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탈북한 고위엘리트들이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북한 내에 동요하고 있는 엘리트 뿐만 아니라 단순한 엘리트들에 대해서도 통일이 되어도 신변 안전이 된다, 여러분들이 골수노동당원이었다고 할지라도 앞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인정하고 여기에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면 언제든지 신변 안전 보장을 해 줄 수 있다, 라는 안심전략을 펼쳐야 됩니다. 그런 상황이 돼야 이런 사람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고, 또 북한 내에서 반체제 운동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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