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연구원 “中, 北은 美와 관계악화시키는 문제아”

▲ 7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ARF회의에서 중국 리자오싱(왼쪽) 외교부장이 북한 백남순 외상을 등지고 앉아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대북 정책이 실리외교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향후 북한이 추가적 도발을 할 경우 중국이 미ㆍ일과 협력해 대북 PSI(대량살상무기확산금지방안)에 동참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교안보연구원 김흥규 교수는 6일 발표한 ‘북한미사일 사태와 중국외교’라는 분석글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중국 후진타오 체제의 대북 외교 실패와 대북한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는 금년으로 ‘북ㆍ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 체결 45주년을 맞이하는 북ㆍ중관계의 현주소를 잘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진타오 외교정책 내에서 북한의 위상은 전통적인 혈맹이나 전략적 요충으로서의 가치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문제아(troublemaker)’로서의 특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중국은 이러한 북한을 관리하기 위해 정치적으로는 실리정책을 분명히 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보다 적극적인 포용 및 개입정책을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북ㆍ중 사이에 냉각기류가 감지된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북ㆍ중 관계의 균열은 미사일 발사 이전에 이미 누적되어 온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미사일 발사로 北에 회의

“1992년 한ㆍ중 국교수립이 이뤄지고, 1990년 이래 양국 지도부가 세대교체 과정을 거치면서 인적 유대가 크게 약화되었다”며, 여기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과정은 북ㆍ중 양국간에 상호불신과 혐오감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정권과 체제의 생존을 놓고 미국과 벼랑 끝 외교를 전개해 중국이 지향하는 ‘화자위선(和字爲先·평화, 조화를 우선한다)’ 외교를 위태롭게 했다”며 “북한의 입장에서도 중국은 북한을 위한 중재자라기보다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행위자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중국이 기존에 전개해왔던 대북 막후 인적외교와 물적 유인을 통한 외교가 좌절되었음을 의미한다”며 “역내 문제의 중재자이자 안정자로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은 크게 손상을 입었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사일 사태를 통해 “한ㆍ일 관계의 이간, 한국의 국제적 고립, 핵문제에 대한 압력 전이, 북한의 위험 감수에 대한 의지과시 등의 효과를 거뒀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손상시키고 중국의 강경론을 유발시키며 그 대가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도 설명했다.

대북 외교정책, 실리 위주로 변화

김 교수는 그러나 중국이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안을 스스로 제안하고 채택했지만, 아직까지는 중국의 대북한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약화되긴 했지만, 그 가치 자체가 소멸된 것은 아니다”면서 “북한 유사시 중국에 야기할 수 있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체제 생존이 위협을 받는 상황을 회피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약화된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이겠지만, 전통적인 외교관계를 복원하여 상황의 추가 악화를 막으려는 노력을 시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도발로 추가적으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유엔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결의안 상정, 독자적 수단(대북원조, 경제협력 중단 등) 및 미ㆍ일과 협력하는 대북 PSI 강화 방안 마련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 내부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및 외교정책은 이미 실리적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북한이 지닌 체제 안정, 안보 딜레마와 경제문제 해결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중국이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 중국 외교는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돌파구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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