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라인에도 ‘쇄신론’ 밀려오나

정부 외교안보라인에도 ‘국정쇄신론’ 태풍이 밀려올까.

이른바 ‘쇠고기 파동’ 속에 각료와 청와대 보좌진 교체론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외교.안보 담당 부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이런 관심은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했던 ‘4강외교’의 성과가 빛이 바랬다거나, 경색된 남북관계를 돌파할 전략이 안 보인다거나,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평가와 맞물려 증폭되는 양상이다.

물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과도기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사람을 바꾸는 일은 최소화하는 대신 팀워크를 강화해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유명환 외교장관, 김하중 통일장관, 김병국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외교안보핵심인사들과 김성호 국정원장과 이상희 국방장관의 거취까지 거론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우선 외교안보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유명환 외교장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상황인식과 판단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국과의 정상회담 직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불거진 게 대표적이다.

정상회담 직전에 쇠고기 수입협상이 타결되면서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복원의 대가로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결국 국민적 저항으로 이어져 양국 간 합의에 배치되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를 미국 정부에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쇠고기 수입문제는 외교부가 직접 관할하는 사안은 아니었지만 대통령의 4월 방미와 연관되면서 결국 대통령과 정부를 어려운 지경에 몰아넣은 것은 외교안보라인의 수장으로서 반성해야할 부분이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4일 “대통령의 외교참모들이 한미동맹 강화에만 매몰돼 다른 측면은 간과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도 지난 2일 총영사회의 개회식에서 “열심히 일해왔지만 외교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한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국민과 호흡하지 못하고 괴리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자성’하기도 했다.

또 일본과의 정상회담 뒤 ‘독도문제’가 제기됐고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외교부에서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는 발표가 나온 것도 해당국과의 세심한 사전, 사후 조율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매주 목요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던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도 바쁜 외교일정 등으로 건너뛸 때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유 장관이 대통령의 4강 외교 등 쇄도하는 일정에 강행군을 하다보니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의장 역에 충실할 수 없었고 결국 베테랑 외교관으로서 ‘실력발휘’할 기회가 적었다는 얘기다.

외교부내 대표적 ‘아시아통’이자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던 김하중 통일장관도 미국통 위주로 짜여진 외교안보 라인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미흡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김 장관은 비핵.개방 3000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대북정책이 지난 정권의 정책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데 결과적으로 일정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

하지만 당초부터 새 정부내에서 통일부의 취약한 입지와 ‘통미봉남’ 전술을 구사하는 북한의 태도 등 외부 여건을 감안할 때 ‘앞으로 변화를 기대할 여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실제로 김 장관은 4일 옥수수 5만t의 대북 지원 제의를 공개하는 등 새로운 역할과 위상 정립을 위해 변화된 행보를 과시했다.

김성호 국정원장의 경우 최근 국정지지도가 바닥을 헤매게 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학계에서만 잔뼈가 굵은 탓에 아직까지도 현실 외교 및 남북관계 현장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에 대해서만은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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