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硏 “‘한미동맹 비전’ 서둘지 말아야”

미국의 새 행정부와 한미동맹 비전을 마련하기에 앞서 충분한 협의를 통해 세부 현안뿐만 아니라 동맹의 기초 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외교통상부 직속연구기관인 외교안보연구원에서 나왔다.

외교안보연구원의 김현욱 교수는 29일 발간한 ‘미국 대선 결과의 의의와 오바마의 외교정책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동맹비전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지만 한미 간에 서두르지 않는 신중한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4월 부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하기로 합의했지만 협의를 거쳐 이를 미국의 정권교체 이후로 미룬 바 있다.

김 교수는 “기존의 한국 정권들은 큰 밑그림 없이 현안 위주의 문제 해결방식을 지속해 현안 해결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한미관계는 오히려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지적한 뒤 “양 정부의 인식과 지향점에 대한 공통점을 확인한 뒤 현안에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약 6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미국과 충분한 협의하에 세부 현안뿐만 아니라 동맹의 기초 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양 국가의 전략적 목표를 우선 범위와 관심 순위별로 작성한 뒤 정부 간 회의에서 이를 공동화하고 수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협의 과정에서 미국에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하고 우리의 국익에 중요한 사안은 얻어낼 수 있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한국 정부는 안보뿐만 아니라 에너지, 기후, 환경 등에서의 기여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장기적인 한미 전략동맹의 비전을 마련하는 작업과는 별도로 단기 정책 조율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북정책 ▲동북아 지역협력에 대한 전략적 구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그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대북정책과 관련, “미.북 간 대화를 강조하는 오바마 정부의 등장으로 한국 정부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지나친 것일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가 얼마나 미국과 조속히 정책적 조율을 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 정부의 이념적 성향에 차이가 있고 한미동맹의 비전을 마련하거나 구체적인 정책을 수행하는데 있어 여론 조성이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폭넓은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의원외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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