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주한미대사관 제대로 하라’

외교통상부가 25일 주한 미국대사관의 공보행태를 문제 삼아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25일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3일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의 방한 활동에 관한 미대사관의 보도자료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1월23일 미 재무부 팀과 우리측과의 회의결과에 대해 주한 미대사관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는 한미 양측간 논의된 내용을 일부 과장하는 등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동안 한미 양국관계를 감안할 때 우리 외교부가 주한미대사관을 겨냥해 이처럼 ‘강하게’ 불만을 나타낸 것은 그다지 흔치 않은 일이어서 주목된다.

외교부는 미대사관측이 일부 과장한 내용이 어느 부분인 지를 적시했다.

보도자료에서 외교부는 “미 재무부팀은 중국, 홍콩, 마카오 방문결과를 우리측에 설명하면서 불법금융 및 테러자금 거래 방지 등을 위한 일반적 협조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으나 정부에 대해 구체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요청(urge)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24일 미대사관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니얼 글래이서 미국 재무부 ‘테러자금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방한 기간에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대응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국이 WMD 확산 주범과 그들을 돕는 지원망을 재정적으로 고립시키는데 더욱 힘을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나아가 외교부는 미대사관의 ‘일방적인’ 공보행태도 문제를 삼았다.

외교부는 “미 재무부팀이 우리측과의 협의결과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은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은 한미간 사전 양해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미관계나 외교적 ‘수사’를 감안하면 매우 강도높은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주한미대사관은 24일 외교부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고, ‘한미간에 협의하지 않은 부분이 협의한 것처럼 나간 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미대사관을 겨냥한 반박 보도자료를 신속하게내게 된데는 외교부가 마치 한미간에 충분한 협의를 해놓고도 국민들에게는 그 내용을 ‘숨기고 있다’거나, 한미간에 제대로 조율이 안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국내의 비판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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