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탈북에도 북중 국경 잠잠…“비밀리에 동향 조사”

북한 당국이 중국 주재 외교관들에게는 태영호 공사 귀순 사건을 공식 통보를 하지 않고 비밀리에 동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눈앞에 닥친 외화벌이 과제 때문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못하면서도 연쇄 탈북 및 내부 동요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을 은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영국 외교관 간부가 한국으로 귀순한 사건 관련 지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내려온 게 없다”면서 “대사관이나 대표부 직원들은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외교관 가족들도 정상적으로 체류 중”이라면서 “특히 중국 랴오닝(遼寧)성 쪽은 내일(20일)부터 세관 업무 중지가 예고되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외화벌이 업무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문만 퍼져 나가지 않는다면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다만 보위부에 보고를 하는 간부들은 며칠 전부터 동선 보고 체계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식통은 “보위부는 특별히 돈이 많거나 특이하게 가난한 간부들의 사상이 가장 불안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언제든 탈북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로 이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북한 국경지역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외교관 탈북 소식은 소문으로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고, 양강도 소식통도 “탈북 단속이 강화되는 움직임은 있지만, 특별히 다른 조치가 내려진 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소식은 조만간 북중 국경 지역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 나가 있는 북한 주민들이 정보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입소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북한 내부에도 사건 소식이 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북 소식통은 “귀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북한 간부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미 가족을 동반한 탈북 사건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별로 놀라지 않으면서, 처벌을 우려해 입 밖으로 잘 꺼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외교관들의 탈북은 그동안 평양 간부들과 시민들을 통해 입소문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었다”면서 “김정은 시대 급증되는 고위 외교관들의 탈북사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에도 사람들의 ‘입’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북한 당국은 향후 검열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사상적 압박은 충성심 강화로 이어지기 보다는 탈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진단이다.

소식통은 “해외 간부 탈북에 보위부 비밀 검열단이 파견되고 사상동향 조사가 강화될수록 부작용만 늘어날 것”이라면서 “자유로운 민주사회를 경험한 외교관들이 이 같은 북한 독재 정치에 환멸을 느끼면서 탈북을 기획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