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재산보다 ‘민혁당 재건파’가 더 위험세력”

검찰이 25일 발표한 ‘왕재산’ 간첩단 사건과 관련, 구속 기소된 5명 외에도 수사 선상에 오른 40명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있는 남한 내 지하조직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을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지하조직의 특성상 점(点)조직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 당국자는 2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검찰 수사선상에 40여명이 올라 있다는 것은 이들을 모두 사법처리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점조직 형태이기 때문에 수사선상에 올라온 40여명에 동조해 지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자신이 간첩단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이어 “1990년 초 북한이 남한 내 간첩에게 지령을 보내는 망(罔)이 102개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번 ‘왕재산’도 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공안 당국은 수년 전부터 관련된 정황을 파악하고 이번에 구속 기소된 총책 김덕용 씨 등에 대한 수사를 은밀히 진행해왔다.


그는 또 “관련 당사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해 확실한 증거를 내놔야 사법처리를 할 수 있다”며 증거를 확보하는 데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구속 기소된 김 씨 등 5명에 대해서는 암호로 된 지령문을 비롯해 북한으로부터 받은 노력훈장과 국기훈장을 확보한 것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1980~90년대 ‘주사파 대부’로 불리며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총책을 맡았던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은 남한 내 지하조직과 관련 “일부 더 있을 수 있지만,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편집위원은 김 씨 등 ‘왕재산’의 중심세력에 대해 1980년대 주사파로 활동한 전력은 있지만 남한 내 지하조직의 중심에 있던 인물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검거된 인물들의 과거 행적을 볼때 운동권 내에서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거나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밝혀진 ‘왕재산’보다 민혁당 해체를 반대했던 하영옥 씨를 추종했던 재건 세력들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혁당은 주사파 운동에서 전향한 김 편집위원의 주도로 1997년 해체됐다.


최홍재 시대정신 상근이사는 “이번 ‘왕재산 사건’보다 ‘민혁당 재건 시도 세력’들이 더 강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이번에 검거된 사람들은 외곽에 있던 사람들로 중심부에는 민혁당 재건파가 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민혁당 재건파들은 조직 사수를 주장했던 하 씨의 책임 지역이었던 영남과 경기 남부지역 쪽에서 재건시도를 했을 수 있다”면서 “하 씨가 구속되면서 하부 세력들은 지하로 숨어 들어갔는데, 일부 세력들은 민노당을 그 대상으로 봤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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