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 방북…6자회담 가시권 진입하나

중국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내주중 평양을 전격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6자회담 재개 흐름이 급속히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북.미 고위급대화 이후 미국으로부터 대북설득의 ’바통’을 넘겨받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신호탄의 의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당(黨) 대 당(黨)’ 연례방문의 형식이지만 6자회담 재개를 겨냥한 외교전이 가열되고 있는 흐름을 감안하면 이번 방북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실질적으로 추동해내려는 중국의 전략적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왕 부장의 평양행은 6자회담이 장기교착된 현 국면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6자회담이 사실상 재개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6자회담 의장국이자 북한에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회담재개의 여건과 환경이 그만큼 무르익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게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다시 말해 북한을 6자회담장으로 충분히 끌어올 수 있다는 중국 나름의 상황판단 속에서 왕 부장의 방북카드가 나왔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왕 부장의 방북을 계기삼아 6자회담 복귀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해결사’로서의 왕 부장의 개인적 이력이다. 왕 부장은 6자회담 교착국면의 고비고비 마다 평양을 방문해 회담 재개의 결정적 모멘텀을 살려왔다. 그는 2004년, 2005년, 2008년에 이어 작년 평양을 방문했으며, 매번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후 주석의 친서 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북핵정책과 관련해 당(黨) 쪽으로 상당한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는 점도 이번 방북의 무게감을 키워주고 있다.


이번 방북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G2(주요 2개국) 컨센서스’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최근 구글 검색논란과 대만무기 판매 등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관해서는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북한 변수도 중요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미, 대남 평화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북한이 6자회담과 남북관계 진전을 동시에 추진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결심을 굳혔다는 소식이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남북간에 물밑접촉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왕 부장의 북한행이 갖는 복합적인 외교적 의미는 더욱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왕 부장의 이번 방북이 6자회담 조기재개로 이어진다고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평화협정 회담과 제재해제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대립이 결정적 걸림될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는 북.미중 어느 한 쪽이 물러서지 않고는 쉽사리 접점을 찾기 힘든 사안이다.


결국 중국이 어떤 창의적 방식으로 북.미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하느냐가 관건이지만 북.미간 입장의 ’간극’과 최근 미.중간의 갈등양상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시도가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번 방북이 6자회담 조기재개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북한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함으로써 오히려 교착국면을 장기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왕 부장의 이번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과의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왕 부장의 방북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위한 사전정지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반대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대신 왕 부장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으로 ’대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당초 지난달 하순 베이징을 방문하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철회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2월 춘절과 3월 전인대 회의로 이어지는 빼곡한 정치.외교 일정 속에서 김 위원장이 방중할 여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들은 왕 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빨라지고 있는 6자회담 재개 흐름이 6자회담은 물론 남북 정상회담의 추진 움직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북핵을 남북 정상회담 주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6자회담의 ’장’이 조만간 열릴 경우 논의의 중심축이 정상회담보다는 6자회담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를 추동하는 차원에서 정상회담 논의가 오히려 가속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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