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통제구역’ 출신과 남한 온 北대학생의 첫만남

▲ 북한 정치범수용서(개천14호 정치범관리소)출신 신동혁씨가 탈북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22년간 수감됐다가 한국으로 탈출한 신동혁(27)씨가 탈북 대학생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6일 신촌의 ‘아트레안 토즈’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 씨는 “그 동안 수많은 강연회를 돌아다녔지만 내 또래의 북한 친구들과 간담회를 갖기는 처음”이라며 “여러분들 앞에서야 꾸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말도 많으니 천천히 이야기를 해보자”며 수용소 내의 학교생활과 작업반 생활, 결혼과 출산 등 북한 수용소의 실상을 차분히 설명했다.

신 씨는 “나만큼 북한 사회에 대해 무지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나는 김일성, 김정일이 누군지도 모른 채 20년을 살아왔다. 덧셈과 뺄셈, 그리고 작업지시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단어와 감정만을 학습한 채 노동현장에서 주먹과 몽둥이와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그런 삶이 억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신 씨는 “사랑한다, 행복하다, 즐겁다, 불행하다, 억울하다 는 등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들어본 적이 없으니 그런 감정이 생길 수도 없었다”며 “반복적으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을 하기 때문에 수감자들은 자신의 일상이 억울하다거나 부당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한국에 처음와서 깜짝 놀라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크게 놀랐을 때는 수용소에서 탈출한 다음 날 처음으로 북한사회를 봤을 때”라며 “사람들이 아무런 감시도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웃고 떠들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세상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답해 좌중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수용소안에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를 합치면 대략 1천 여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그들 대부분이 나처럼 수용소 안에서 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들 대부분이 지금도 예전의 나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북한 체제와 김정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신 씨는 “사실 김정일을 잘 모르고, 잘 모르니 특별한 감정도 없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며 “그래서 요즘은 나를 이렇게 ‘바보’로 만든 김정일에 대해서 욕을 좀 해보려고 노력중이다”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탈북 대학생은 “강연회를 들으면서 나는 참 행복하게 자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용소의 실상이 충격적이다”며 “북한 시내 모습을 보며 자유로움과 풍족함에 놀랐다니, 수용소의 생활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를 마련한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의 한남수 대표는 “북한의 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가장 활발히 나서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탈북청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북한의 현실을 더 널리 알리는 활동과 함께 다양한 북한인권 개선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