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타결 - 진단>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인터뷰

“공동성명 채택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다.”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東京)대 명예교수는 20일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위험과 유사(有事)사태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제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와다 교수는 북핵타결에는 중국이 크게 기여했지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발언을 끌어내면서 반전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외교적 노력의 결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일 국교정상화문제에 대해 수교에 적극적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총선 압승으로 입지가 강화된 터에 구속력있는 국제문서에 국교정상화 추진이 명시됨으로써 실질적인 로드맵 작성에 착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풀이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동성명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매우 획기적이다.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이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전쟁위험이랄까 한반도 유사사태 가능성이 원칙적으로 제거됐다.

미국, 일본과의 국교가 정상화되면 북한은 정상적으로 동북아시아라는 국제무대에 들어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지역안보와 영속적 평화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지역 협력관계가 시작될 것이다. 동북아라는 표현이 이번 처럼 많이 나오는 국제문서도 없다.

–누락된 내용은 없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거의 없다. 최종적으로 북한의 핵포기와 핵의 평화적 이용권리까지 언급됐다.

프로세스와 시기, 절차 등의 논의를 거쳐 큰 목표를 실현하는 문제가 남아있지만 동북아의 평화를 목표로 한다는 합의는 큰 의미가 있다. 문서 자체로는 더 바랄게 없을 정도다.

새로운 동북아 시대를 제창해온 한국으로서도 이 정책을 밀고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북핵타결을 위해 중국이 큰 역할을 했지만 정동영 통일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 발언을 끌어낸 후 사태가 반전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노력도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미국이 경수로 문제에서 양보했다는 평가가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군사적 압력을 포함, 강경자세를 유지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계획을 포기시키지 못했다. 부시 정부의 강경정책은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핵무기를 중지시키고 진전을 얻어내야 한다는 압력을 느꼈을 것이다.

인도에 대해서는 평화적 핵 이용에 협력한다고 하는 등 일관성없는 정책에 대한 6자회담 참가국의설득에 압력을 느꼈을 것으로 본다. 12월에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도 미국에는 부담이 됐을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에서의 발언권 유지를 위해 동아시아공동체에 참여하고 싶어하지만 아세안과 중국 등은 소극적이다. 아세안을 중심으로한 동남아와 한.중.일을 아우르는 동북아가 동아시아공동체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에 압력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이 미국이 경수로문제에서 양보하도록 한 것으로 본다.

–북.일 국교정상화 전망은

▲북.일협상은 납치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일본은 생존자 귀국을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생존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태에서 나온 합의문은 일본에 응분의 공헌을 요구하는 일종의 압력이다.

납치문제가 해결된 후 국교를 정상화하는게 아니라 핵문제 합의와 실천에 맞춰 수교를 추진하고 그속에서 납치문제를 해결하는 우선순위의 변경이 불가피하다.

마침 고이즈미 총리가 총선에서 압승해 그의 결단여하에 따라서는 방침전환이 가능한 여건이 갖춰졌다. 전부 아니면 전무(올 오어 낫싱)인 현재의 방식에서 핵문제 해결단계에 맞춰 어느 단계에서 국교를 정상화하고 어느 단계에서 경제협력을 한다는 로드맵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로드맵을 어떻게 만드느냐다. 중유제공, 경수로, 북.미 및 북.일 국교정상화를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한다는 6자회담 차원의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한다. 로드맵 작성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을 수도 있다./도쿄=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