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식량 생산 작년 65% 수준에 불과”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량이 심각한 수준일 될 것이라는 북한 내부소식통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올 겨울부터 북한의 식량난 상황 재현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올해 농사는 망쳤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입쌀과 강냉이 값이 200원 이상씩 올랐다”며 “시장에서는 시장관리원 뿐 아니라 보안원(경찰)까지 동원돼 가격통제에 나서고 있다”고 전해왔다.

8월 30일 혜산시장 기준으로 중국산 쌀이 kg당 최고 2400원, 통옥수수가 kg당 1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7월까지 쌀 2000원, 통옥수수 800원 수준이었다. 이와 같은 가격 인상 폭은 평양, 함흥, 청진, 사리원, 신의주등 북한의 주요 도시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은 국지성 호우와 냉해, 병충해의 영향으로 올해 농사에 적지 않은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농작물의 성장에 최적기인 7월에 계속되는 저온현상으로 벼와 옥수수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북한 당국이 올해 신년사에서부터 중요하게 제시했던 콩농사도 그다지 시원치 않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농촌경리위원회 간부들의 말에 의하면 올해 농사는 지난해의 6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농사가 다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양강도의 경우 대홍단군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감자농사가 잘 되었지만 백암군을 비롯한 다른 군들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망했다”며 “대홍단의 경우는 땅 자체가 절반은 부석(화산재)이고 절반은 부식토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내려도 물기가 잘 빠져 날씨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소식통 역시 “각 협동농장들마다 예상수확고 판정이 시작되었다”면서 “올해 농사는 작년의 60%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폭우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차가웠기 때문에 바닷가 지역 농사가 다 실패했다”며 “특히 올해는 송이버섯도 시원치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함경북도 지역 각 수산사업소들은 러시아 쪽에서 찬물이 밀려들어와 동해 상 청어․까나리 잡이 마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올해 날씨는 농사 뿐만 아니라 외화 벌이까지 타격을 줬다”며 “이 지역 외화벌이 기관들은 조갯살, 멸치, 성게알을 비롯한 해산물과 송이버섯, 오미자, 고사리와 같은 산나물을 확보하지 못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농업 생산 악화는 최근 방북했던 농업전문가들도 지적하고 있다. 지난 1-8일 방북했던 월드비전 농업기술자문 한명일 박사는 3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벼는 비료가 부족해서인지 노란빛에다 키도 고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측으로부터 2년가까이 비료공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이 나름대로 비료를 자체 조달하고 모자라는 것은 퇴비를 쓴다고 하지만 양과 질 모두 떨어지기 때문에 가을 작황에 틀림없이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최근 북한의 대남 유화 태도가 올해 농업 생산 악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도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지난 26∼28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이 남한에 쌀이 남아도는 문제를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북측관계자들이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지만, 이렇게 남측 당국자들에게 쌀 지원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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