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나원 입소 탈북자 74% ‘정신질환’ 앓아

올해 탈북자 정착지원기관인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 중 4분의 3 정도가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통일부에서 제출받은 ‘하나원 교육생 정신과 치료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 1천498명 중 1천108명(74.0%)이 불안장애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질환으로 정신과 진료 및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입소자 수 대비 연도별 정신과 치료현황에서 올해가 2005년(66.5%), 2006년(51.5%), 2007년(42.8%)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정신과 치료를 받은 탈북자들 대부분은 우울과 불안장애, 알코올중독(남성), 성격장애, 신체화장애, 심리적외상장애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탈북자들은 탈북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심한 가해나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경험 때문에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탈북 과정에서 중국 공안으로부터 쫓기거나 수용소에서의 기억 등으로 환청, 환영 등이 나타나는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일부 탈북자들의 경우 태국수용소에 있다가 한국대사관이 아닌 북한대사관으로 잘못 인계되어 죽을 고비를 넘겨 탈출하기도 했는데, 이 경우 삶의 극한 상황을 넘나들었던 영향으로 자해와 자살 충동을 느껴 치료를 받았다.

평균적으로 1달에 1~2명 정도가 자살 충동이나 자해증상이 심해 외부 폐쇄병동이 있는 정신병원에 격리해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 의원실은 “이와 같이 하나원에 입소 중인 대부분의 탈북주민들이 정신질환 문제로 고통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4월에야 정신과 의사로 공중보건의 1명을 충원해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신과 의사가 충원되기 이전에는 자원봉사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진료해왔다”고 밝혔다.

구상찬 의원은 “대부분의 탈북주민들이 북한을 탈출해 몇 년씩 중국과 외국 등지에서 고생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수해왔다”며 “그들이 받았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진료하고 치료받기에는 입소 후 8주라는 짧은 기간 뿐 아니라 시스템 면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특히 “현재 군복무를 대체하는 공중보건의 1명이 정신과 진료를 하고 있어 정신과 전문의와 관련 인원확충이 절실하다”며 “정부의 관리시스템 개선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하다”고 강조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