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이달 말부터 내달 중순까지 실시되는 ‘키리졸브(Key Resolve)’ 합동군사연습 때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미 항공모함도 훈련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국지(局地) 도발에 대비한 훈련도 실시한다. 한·미 정부는 북한이 남북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언제든지 천안함·연평도 공격과 같은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키 리졸브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때는 기본적으로 초기에 국지도발로 시작해서 전면전에 들어가고 전면전을 하면서 북한 내부의 변화에 대비한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종전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에서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을 훈련하면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서도 일부 대비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 급변사태 대응 계획인 ‘개념계획 5029’를 발전시켜, 6가지 유형의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급변사태 유형은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유출 ▲북한의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상황 ▲북한내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이다.
정부 당국자는 또한 “지난해 참여하지 않는 미 항공모함이 연합 방위능력을 철저히 점검하는 차원에서 올해 키리졸브 연습 때 한반도에 전개된다”고 밝혔다.
키리졸브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의 원활한 전개를 위한 정례 연습으로, 주한미군과 해외 미군, 군단급 이상의 한국군 병력이 참가한다.
지난해에는 미군 1만8천여 명이 참여했지만 항공모함은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었다. 미 3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존 스테니스호(9만6천t급)가 참여한 2009년에는 미군 2만6천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도 항모 대기 병력을 포함해 2만 명 이상의 미군이 참여할 전망이다.
한미는 또한 지난해 처음 공개한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연습을 올해 확대, 강화할 계획이다.
핵 및 대량살상무기 제거 연습에는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제20지원사령부(20th Support Command) 요원들이 참가한다. 한미는 이들을 활용, 특수부대원들을 MC-130 특수작전용 수송기 등을 통해 북한 WMD 기지에 침투, 이를 무력화하거나 회수하는 상황을 상정한 훈련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리졸브 훈련이 끝나면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Foal Eagle)이 4월 중순까지 지속된다.
군 관계자는 “키리졸브 연습은 매년 비슷한 시기에 실시해오던 정례 연습으로 유사시 장비와 병력, 물자 전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북측에도 조만간 판문점 대표부를 통해 훈련일정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매년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핵전쟁 연습’이라며 비난해왔다.
특히, 지난해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기간에 북한군은 잠수함(정)을 이용해 은밀히 백령도 근해에 침투, 정상적으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에 어뢰를 발사한 것으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드러난 바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연습기간에 북한이 무력시위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