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북정책 무엇을 담았나

통일부가 14일 발표한 올해 업무추진계획은 종전 사업의 확대발전과 기존 합의의 이행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해가 바뀌고 장관까지 바뀌었는데도 크게 새로운 내용은 찾기 힘들다.

여기에는 ‘평화’와 ‘번영’이라는 참여정부 통일정책의 양대 축을 중심으로 쉽게 풀지 못했던 현안 해결을 위해 내실을 기하겠다는 입장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종석 신임 장관은 이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과 함께 하는 실사구시의 통일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며 ‘국민 동의’와 ‘실사구시’를 강조했다.

국민 동의를 강조한 것은 지금까지 대북 정책을 놓고 ‘퍼주기’ 논란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협력기금이 1조원 시대를 맞이해 경협의 볼륨까지 커지면서 앞으로는 국민의 동의 없이는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힘들다는 상황인식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가 이번에 내놓은 업무계획은 6대 정책목표와 21개 이행과제로 구성됐지만 ‘남북간 신뢰구축을 통한 평화증진과 경제협력 확대’라는 비전에서 볼 수 있듯이 크게 평화정책과 번영정책으로 요약할 수 있다.

◇ 평화의 제도화에 역점= 평화의 제도화는 한반도를 둘러싼 양대 긴장 내지 불안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북핵 문제와 군사적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해 나온 것이다.

먼저 북한에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고 북측의 태도 변화를 설득해 나가면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계획이 마련되면 대북 200만kW 직접송전계획 실행을 위해 북측과의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르면 2월말 열리는 제3차 장성급군사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두 차례의 장성급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의 선전수단을 제거하고 해군 당국 간 핫라인을 지난해 8월 개통한 성과를 바탕으로 군사당국자회담의 정례화를 추진, 긴장완화를 위한 추가 조치에 속속 착수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군사회담에서는 서해상 공동어로 문제나 임진강수해방지 사업 등을 의제화하는데 머물지 않고 전방소초(GP)를 비무장지대에서 빼내는 문제까지 거론될 전망이다.

나아가 2000년 한 차례 열린 국방장관회담의 재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핵 문제 및 군사적 긴장 완화 과제와 연결된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논의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것으로 통일부는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범정부 차원의 평화협상 추진체계를 확립하고 9.19공동성명의 이행계획 협상이 진전될 경우 여기에 포함된 평화체제 포럼의 출범에 노력하는 동시에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평화체제 문제를 의제화할 방침이다.

이는 관계국 간 평화포럼과 남북군사회담 사이의 상승작용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동시에 감안한 포석인 셈이다.

이와 더불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성격을 지닌 이산가족과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이산가족 대면.화상 상봉을 정례화하고 서신 및 소포 교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군포로.납북자 생사확인 및 상봉을 위해 노력하고 납북 관련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을 조기에 제정하겠다는 게 그 골자를 이루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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