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남북 회담ㆍ행사 `전성기’

남북이 제15차 장관급회담에서 무려 12개항에 합의하면서 비어있던 7∼8월의 남북간 회담ㆍ행사 캘린더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이번 합의에 따른 회담ㆍ행사가 9월까지 이어가면서 남북은 숨가쁜 3.4분기를 보내고 새로운 회담까지 탄생하면서 ‘회담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작년 7월 고(故)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 및 대규모 탈북자 입국 등으로 남북 당국간 관계가 단절됐던 지난 10여 개월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2000년 6.15공동선언 직후보다 더 많은 것 같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게다가 회담 및 행사 장소도 서울과 금강산, 개성, 백두산 등으로 다양해졌다.

테이프를 끊는 것은 다음 달 9∼10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0차 회의.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어렵사리 끈을 이어온 경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사정이 감안돼 맨 먼저 잡힌 것이다.

2002년 12월 채택한 차량의 도로운행 합의서와 개성공단 통신ㆍ통관ㆍ검역 합의서, 2004년 채택한 열차운행 합의서, 해운합의서 등 9개 합의서를 발효시켜 경협의 제도적 기반을 확충하고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개설 문제도 협의될 예정이다.

이어 7월 10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추진되는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이 개성에서 열리고 8.15 남북 공동행사에 당국 대표단을 파견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당국 간 실무접촉도 7월 중 개성에서 잡혀 있다.

7월에 계획된 회담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중순께로 개성에서 예정된 남북농업협력위원회 제1차 회의와 아직 장소가 미정인 남북수산협력실무협의회이다.

이 두 가지는 각각 장관급회담과 경협위 산하에 새로 구성된 회담이다.

농업협력위원회는 현재 구호 차원에서 이뤄지는 비료나 식량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식량상황 개선이 어렵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북측의 식량난 해소와 농업생산성 제고를 위해 기획된 것이라는 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수산협력실무협의회를 통해서는 서해상 민감한 해역에서 공동어로를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 상생의 이익을 낚고 군사적 긴장 완화까지 유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7월에는 이 밖에도 금강산 면회소에 대한 측량 및 지질조사도 이뤄진다.

8월에 들어서면 광복 60돌을 맞아 8.15에 즈음해 각종 행사가 집중되면서 민간교류의 폭을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11차 이산가족상봉과 동시에 금강산면회소 착공식이 8월 26일 이뤄지고 그 전에 8.15를 즈음해 이산가족 화상상봉이 최초로 시도된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는 제6차 적십자회담으로 생사확인조차 못해 애 태우던 해당 가족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서울에서 대대적으로 열리는 8.15 민족대회를 맞아 양측 당국간 공동행사도 열리면서 6.15 5주년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이어, 당국간에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북측에서는 ‘비중있는 인사’가 특사로 오게 된다.

물론 8.15에는 북측의 대규모 민간 대표단의 남쪽 방문도 이뤄지면서 민간 교류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민간 차원에서 8.15 전에 돌려받기로 합의한 북관대첩비 문제와 관련, 남북 당국도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만큼 이를 위한 접촉도 예상된다.

이어 9월에는 백두산에서 제16차 장관급회담이 13∼16일 열린다. 장관급회담이 주로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열리고 제주도에서 열린 적도 있지만 백두산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어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는다.

이 밖에 군 당국에 택일(擇日)을 맡겨놓은 제3차 장성급 군사회담도 머지않아 백두산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회담ㆍ행사가 봇물 터지듯 하면서 남측 통일부와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관계 당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몰아치는 일정으로 실무인력난을 허덕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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