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6자 프로세스에도 영향줄까

북핵 검증이라는 고비에서 주춤하고 있는 6자회담 프로세스에 ’올림픽’이 긍정적 변수가 될 수 있을 까.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로 한 1차 시한인 11일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북한과 미국은 핵 검증 이행계획서 마련을 위한 협상에서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러지원국 해제 시한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고 말 것이고 북핵 협상도 장기 교착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며 얼마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의 임기를 감안할 때 결국에는 협상 구도가 와해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8일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이 ’긍정적 교감’을 갖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은 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초청하는 정상간 오찬자리와 개막식이 진행되는 메인스타디움 귀빈석에서 조우할 가능성 있다.

물론 많은 다른 나라 정상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두 사람이 얼마나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지 불투명하지만 ’접점을 찾으려는 취지’를 모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올림픽 효과’에 대한 북핵 외교가의 반응은 그동안 진행돼온 북한과 미국간 협의과정을 감안할 때 부정적인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지난달 12일 9개월여 만에 어렵게 6자 수석대표회담을 열어 핵 검증 체제 마련을 위한 협의를 시도했지만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이다.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비공식 6자 외교장관회담이라는 이벤트까지 열었지만 ’균형적 2단계 마무리’라는 기본원칙만 합의한 채 구체적인 성과는 역시 도출하지 못했다.

현재 북한은 미국이 제시한 핵 검증이행계획 초안에 대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한동안 중시하지 않았던 우라늄농축문제 뿐 아니라 핵 확산 의혹에 대해서도 확실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10.3합의에 규정된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한만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달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성 김 미국 대북협상특사 지명자와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7월31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만났지만 ’원론적인 얘기’만 나눈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북한이 8월11일까지 현재의 비협조적 자세를 유지할 경우 8월11일은 ’그냥 지나칠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물론 8월11일까지 검증체계가 구축되지 않는다고 해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다. 외교 소식통은 “8월11일 이후라도 검증체계가 구축되면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는 발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8월11일 테러지원국 해제가 발효되지 않을 경우 2단계에 규정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미국이 무시했다면서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 정부가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 계획서 수용을 전제로 발효시점을 연기하면 북한 역시 상황을 보면서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부시 행정부는 최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무리하게 북한과의 협상을 진척시키기 보다는 플루토늄 뿐 아니라 우라늄농축 문제도 확실히 검증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접점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플루토늄 문제도 1992년 이전에 추출한 플루토늄에 대한 검증에 들어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의 북핵 협상은 마치 동력이 떨어져 가는 자동차를 보는 듯하다”면서 “협상의 동력이 다시 충전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변화는 물론 미국측의 융통성 발휘가 필요한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자칫 장기 교착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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