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에 동원된 ‘통일 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 북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를 선택한 것은 4년 전 IOC가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밴쿠버로 최종 결정하기 전에 1차 투표에서는 평창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러시아는 첫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북해와 코카서스 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는 소치를 제시했다. 최근 석유와 가스 자원으로 자금이 넘쳐나는 러시아는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1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소치는 현재까지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이 하나도 없으며, 기반시설은 말 그대로 전무하다시피 하다.

더욱이 IOC는 지난달 4일 기술평가에서는 평창을 소치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원인에 대한 한 가지 분석은 한국이 지난 88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할 때 나고야가 탈락했던 일본과 비슷한 운명을 가졌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듯이 당시 서울이 52대 27로 나고야를 누르고 개최지로 확정된 것은 반란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부에서는 당시 나고야가 탈락한 것은 일본이 64년 도쿄, 72년 삿포로 올림픽 개최 등을 통해 이미 세계 정상급 수준의 스포츠 행사를 개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로 똑같은 이유로, 한국이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최권을 획득한 후이기 때문에 평창이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또 하나의 분석은, 한국의 한 외교관이 내게 말한 “평창은 북한의 평양과 발음이 너무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농담은 진실과 그렇게 거리가 멀지 않다. 한국 정부의 어딘가에서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남북한 관계 관점에서 정치화하려는 결정이 내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러시아와 오스트리아의 정상(頂上)들처럼 IOC 회의가 개최되는 과테말라를 방문했다. IOC의 투표가 실시되기 전에 한국정부는 동계올림픽이 어떻게 한국의 통일을 촉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매우 고차원의 정치적 발언을 담은 발표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평창이 유치에 성공한다면, IOC가 한국의 평화를 증진하고 하나된 남북한 팀을 만들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동계 올림픽이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분단돼 있는 강원도의 통일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올림픽 게임에는 정치적인 요소가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에 ‘통일 카드’를 너무 많이 사용했는지도 모른다.

IOC가 개최지를 평창으로 결정하는 것은 남북한의 통일전망을 본질적으로 증진시키지 못한다. 더욱이 IOC에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통해 한반도 통일의 책임을 지라고 압박하는 식으로 이런 주장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었다.

한국은 외부 세력으로부터 도움을 얻기 위한 버팀목으로 통일 문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남북한 단일팀을 만드는 문제는 논란거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남북한 단일팀을 만들기 위한 협상에는 이미 상당한 문제들이 있다. 남북한이 단일팀으로 개회식 등에 입장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으며 이것은 남북한에 상식적인 일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한 단일팀이 50:50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남북한 단일팀은 기량과 세계수준의 경쟁력에 기반해야지 정치적인 배분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남한의 더 훌륭하고 더 강한 선수들이 그들보다 실력이 낮은 북한 선수들에게 양보해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한국의 2014년 평창 올림픽 유치노력은 훌륭했다. 그러나 다음에는 ‘통일 카드’를 사용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 카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빅터 차(Victor D. Cha) 조지타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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