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월드컵 도발한 北, G20 그냥 넘길까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에서 전투 끝에 침몰됐던 고속정 참수리 357호가 인양되고 있는 장면(左)과 대한항공 858기 폭파후 체포돼 1987년 12월 15일 김포공항에서 압송되는 김현희(右.KAL기 폭파사건은 88년 서울 올림픽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자료사진)

미국이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에 북한의 도발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기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에게 “G20 정상회의에 악영향을 주는 북한의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전달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북한이 최근 핵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2차 핵실험장소 일대에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평화공세에도 불구하고 한·미가 선(先)태도변화를 촉구하면서 화답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따라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G20정상회의 기간 도발을 통해 대화 재개를 위한 ‘프로파간다’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미국은 중국을 통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대북 소식통은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립과 제재 등의 위기 돌파를 위해 도발을 해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국제적인 행사인 G20을 앞두고 도발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29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2발의 총격을 가해 정부 안팎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의 총격은 국방부가 지난 19일 북한이 제의한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거절한 직후에 발생했다. 당시 북측 대변인은 “쌍방 합의이행을 공공연히 회피하는 남측의 무모한 도발 행위에 대해 우리 군대는 무자비한 물리적 대응으로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G20을 앞두고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지난달 27일부터 최고 수준의 군사대비태세(3단계)에 돌입,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 군사적 도발 8개 유형으로 구분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은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KAL기 폭파사건을 자행하고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고 있을 당시에는 서해교전을 일으킨 바 있다. 실익 없는 도발이라는 외부의 상식적인 판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도발을 계속한 것은 소위 ‘제재보다 무관심이 더 싫다’는 김정일의 ‘주목 집착’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안함 사건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화되고 있고, 김정은 후계체제 안정화가 당면과제인 상황에서 도발이라는 ‘강공’을 선택, 대외관계 회복을 꾀할 수도 있다며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자회담 당사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인 G20정상회의는 북한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최적의 장소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물론 ‘혈맹’을 과시하면서 북한을 감싸 안아 온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도발한다면 저강도 도발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G20기간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중국도 마냥 북한을 옹호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북한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받는 엄중한 도발보다는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낮은 수준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G20 정상회의 기간에 북 함선 NLL침범, 추가 총격 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이 중국의 지지를 받아 3대 세습을 안정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도발이 쉽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국제적인 행사인 G20이 열릴 시점에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켜, 미국으로 하여금 대화테이블에 나오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추가적인 DMZ에서의 총격이나 서해상 도발을 통해 북방한계선 문제를 부각시키거나 핵 억지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등의 대외 강경 메시지도 보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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