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생 단체가 오프라인에서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불신하며 ‘금속 부식실험’을 하는 등 의혹제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오히려 조사결과에 대한 신임이 두텁다. 정부의 강력한 ‘대응 의지’에도 긍정적 여론이 지배적이다.
국내 젊은 층의 인터넷 문화 유행을 주도하는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에는 천안함 침몰사건 후 상당수 대학생들이 의견 공유와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의 조사결과에서 대응조치까지 ‘의혹 부풀리기’ 식이 아닌 건전한 토론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평이다.
‘고려대 갤러리’의 ‘수구’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자기 영해에 다른 나라 배가 지멋대로 들어와도 가만히 있는 것이 정상이냐? 난 요즘 정부의 대응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의 대북정책은 안이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갤러리의 아이디 ‘졸업생’은 “MB정권은 국제법 원칙에 따라 지극히 상식적인 대응을 하는 것 뿐”이라며 “대학생들이 이번 천안함 사건에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지난 10여 년 동안의 것들이 머릿속에 박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할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닌자고구마’라는 아이디의 네티즌도 “한 쪽이 다른 한 편을 털어먹는 기만적인 관계는 청산돼야 한다”면서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청산)해야 할 것이다. ‘같은 민족’이란 도그마에 빠져서 정작 우리를 이용하려는 적국을 못 알아보니 이런 수모를 겪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숭실대 갤러리’에서는 네티즌들이 지난 달 28일 ‘전국대학총학생회장 시국선언기자회견’에 참석한 총학생회장을 “단순 개인 자격이 아니라 ‘숭실대 총학생회장’ 명의로 참여하는 건 학우들을 대변하는 의미가 아닌가”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하고 있다.
당시 기자회견은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혹을 제기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조치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에 숭실대 네티즌 ‘뭐야 이건’은 “국민의 약 80%가 믿고 있는 합조단의 발표는 어디가고 의혹이 커져만 가고 있다는 것이냐”라며 “이런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쇼’를 주도하는 건 비이성적인 행동 아니던가”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세균병기’는 “북한이 핵 만들고 북한 주민들 굶어 죽이는 것은 아무 말도 안하고”라며 비판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네티즌들은 ‘천안함 음모론’에 휘둘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단국대 갤러리’의 ‘한국인’은 “천안함 조작 증거 등 세계인들에게 같은 민족끼리 서로 헐뜯는 더러운 민족이라 망신당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용 북풍조작’ ‘좌초설’ ‘1번 파편’ 등을 거론하면서 ‘음모론’을 주장했다.
오프라인에서 반(反)정부활동을 주도하는 대학생 단체들이 의혹제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오히려 접근성과 의견 개진이 용이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천안함 조사결과를 신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