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작황불황과 국제사회의 지원감소, 공급물자 부족에 따른 쌀·옥수수 등의 가격 폭등으로 북한의 식량난은 악화일로다. 특히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는 식량가격에 따라 3~5월 춘궁기 식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북한 주민들의 영양상태도 최악이 예상된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기간 북한 빈곤층은 대다수 ‘강냉이 죽’과 ‘강냉이 국수’로 연명한다. 그러나 ‘강냉이 죽’과 ‘강냉이 국수’로 세끼를 모두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영양불균형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데일리NK가 ‘춘궁기 식량난을 강냉이 죽과 강냉이 국수로 연명할 경우, 영양 상태는 양호할 것인지’에 대해 고려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에 영양분석을 의뢰한 결과, “세끼를 모두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영양불균형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15일 나왔다.
연구팀의 ‘강냉이 죽·국수의 영양분석’은 북한의 함경북도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빈곤층에서 주로 먹는 강냉이 죽과 강냉이 국수의 조리법을 참고해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이 조리법으로 북한사람들의 하루 식사 섭취량을 가정해 한국인영양섭취기준(한국영양학회 7차 개정판)과 비교해 영양소별로 분석했다.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성인기준 하루 식사량을 기준으로 강냉이 죽은 통 강냉이 300g, 물 600cc, 소금 1t(티스푼)이 사용되고, 강냉이 국수는 옥수수가루 300g, 물 600cc 간장 1T(큰 스푼)이 필요하다.
이 분석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강냉이 죽이나 강냉이 국수로만 세끼를 해결했을 때 인(P)과 나트륨(Na)을 제외한 모든 부분의 영양소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NK의 의뢰로 한국인영양섭취기준(한국영양학회 7차 개정판 기준)으로 분석한 강냉이 죽·국수 영양분석표 1 ⓒ고대식품영양학과 연구원 |
▲데일리NK의 의뢰로 한국인영양섭취기준(한국영양학회 7차 개정판 기준)으로 분석한 강냉이 죽·국수 영양분석표 2 ⓒ고대식품영양학과 연구원 |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북한사람들은) 총 열량을 비롯한 모든 열량 영양소와 비타민의 심각한 결핍을 보이고 있다”며 “에너지의 섭취부족으로 체중의 감소가 지속되면 체지방뿐 아니라 근육 단백질이 손실되고 전반적인 영양상태가 나빠지며 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질병, 상해, 수술로부터의 회복이 느리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동의 경우 신체적·지적 성장이 느려지고 그 영향은 영구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연구팀은 또한 “나트륨 같은 경우는 크게 문제되진 않지만 특히 칼슘과 인의 불균형으로 인한 골다공증 유발이 우려된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옥수수의 특성상 인의 함유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인의 섭취량이 칼슘보다 2배 이상으로 장기간 지속되면 저칼슘혈증 또는 이차적인 부갑상선 호르몬의 혈중농도가 지나치게 상승하고 이로 인해 뼈에서 칼슘용출이 촉진되어 골무기질 함량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강냉이 죽 혹은 강냉이 국수로 끼니를 해결한다고 해도 주민들의 영양실조 현상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강냉이 죽 등으로도 세끼를 해결하지 못하는 주민들의 영양 상태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