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지켜라” 北군인들 ‘농장습격’ 비상

북한에서 가을걷이가 시작되면서 군인들의 ‘농장습격’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5일 전했다. 폭우 등 자연재해와 비료 부족으로 작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군인들의 농작물 절도까지 신경을 써야 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자연현상과 비료부족으로 옥수수 농사가 잘 안 돼 걱정인데 최근엔 채 마르지도 않은 옥수수를 군인들이 밤에 몰래 습격해 가져가고 있어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군인들의 하루 식량 공급량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고, 인민무력부 후방총국에서 ‘각 부대별 자체로 식량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려 군인들이 기승을 부린다”며 “지금 당장 배고픈 것도 있지만 닥쳐 올 겨울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부대별로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에 위치한 유선농장의 경우, 주변 교도대대와 경비대 군인들이 서로 구역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유선농장 주변인 계림동에는 335교도 연대 직속 5대대가 있고, 인근 유선중학교 옆에는 국경경비사령부 27여단 32연대 2대대 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이 유선농장을 자신들의 ‘식량창고’로 생각하고 낮밤에 관계없이 제집 드나들듯 다니며 옥수수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옥수수를 훔치려다가 농장의 제대군인 경비원에게 잡힌 군인의 말로는 한 개 분대마다 동기훈련 전(12월 1일)까지 옥수수 200kg 씩을 확보하라는 지휘관의 명령이 있었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한 개 분대는 보통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옥수수를 탈곡해 창고에 넣으면 도둑질하기가 쉽지 않다. 농장 마당에 펴놓거나 판자로 막은 창고에 넣어 말리고 있는 지금이 (훔치기에) 제일 쉬워 이 같은 과업이 주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유선농장 농장원들도 옥수수를 지키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소식통은 “젊은 제대군인들을 비롯해 그들의 가족들까지 모두 나와 몽둥이를 들고 경비를 서고 있다”며 “어린 군인들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들지만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밤에 경비를 선다”고 말했다.


북한의 농장들은 8월 중순경 옥수수를 수확한다. 각 농장들은 식량창고에 옥수수를 넣어 햇볕에 말린 다음 농장원들에게 분배한다. 농민들의 경우 가을걷이 한 옥수수가 자신들에게 분배되는 식량의 전부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옥수수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한편 만성적인 경제난에 비료부족과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북한의 식량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엔 우선 공급 대상인 군인들에 대한 배급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함북 소식통도 “밀수를 하는 소수 사관들을 제외하고는 엊그제 입대한 군인들까지도 영양실조로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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