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류관 찾은 김정일 “철갑상어 요리 만들라”

17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일이 평양 옥류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린 교시는 “조선민족요리는 물론 자라, 연어, 철갑상어, 메추리, 왕개구리요리를 비롯한 각종 요리들을 만들어 봉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정일의 옥류관 방문은 최근 반년동안 군인들이 동원돼 리모델링을 마친 옥류관의 시설을 둘러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그는 북한 주민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고급요리를 직접 거명했다. 특히 철갑상어와 연어 등은 김정일이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과연 김정일은 이런 요리를 평양시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걸까? 김정일의 발언에 대해서는 조사 하나라도 틀릴 수 없는 북한의 특징상 실제 김정일이 이런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냉면의 유명세로 한국 뿐 아니라 재외 동포들 사이에서도 북한 식당의 대명사로 통하는 옥류관.


그러나 옥류관 메뉴에 냉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주력 메뉴는 하루에 평균 1만 5천 그릇이 팔린다는 냉면이다. 하지만 평양온반, 대동강 숭어국, 송어회 등 여러가지 고급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물론 고위 간부들이나 외국 관광객이 이용한다.


오늘날 옥류관은 이른바 북한 체제의 ‘인민성’을 선전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정일의 입에서 ‘철갑상어’와 같은 최고급 요리를 마련하라는 지시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옥류관의 의미는 북한의 선전 내용과 큰 차이를 보인다. 평양시민을 제외한 북한 주민들에게는 옥류관을 가본 것 자체가 동네 자랑거리일 만큼 머나먼 존재다. 일단 지방 사람들은 평양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모처럼 평양 방문길에 오른다 해도 옥류관 냉면 ‘공급표’를 손에 넣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양에서 열리는 중요 정치행사에 참여하는 지방 대표 자격 정도가 주어져야 옥류관 냉면을 먹을 수 있는 공급표를 손에 쥘 수 있다.


평양시민들이라고 해서 옥류관의 문턱이 낮은 것도 아니다. 평양에서는 모범 가정에 순회식으로 공급표가 나온다. 혹은 모범 공장, 기업소에 대한 배려로 단체식사가 주어진다. 옥류관 자체로 판매하는 공급표는 간부들이 무더기로 빼돌리기 때문에 서민들이 구매하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다. 평양 시민들이 선교각, 연못각, 평양면옥 등을 자주 찾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최고지도자 김정일이 갖고 있는 눈높이와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이렇게 서로 엇갈리고 있다. 옥류관 옆 중구역 시장에서는 지금 쌀 1kg에 800원 수준이다.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임금 실태와 비교하자면 쌀 1kg이 보름치 임금과 맞먹는다. 그나마 쌀을 사먹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9월 이후 ‘하락’한 가격이 이 정도다.


한편, 이날 김정일의 옥류관 현지지도에 김정은은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장성택 부부를 비롯 김기남 비서 등 주요 간부들의 동행 사실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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