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참석한 김정일위원장 ‘지인’ 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단독면담을 마친 뒤 과거 면담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해 눈길을 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과거에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함에 따라 정부 대표단의 임동원 세종재단 이사장,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김보현 전 국정원 3차장, 최학래 한겨레신문사 고문과 민간대표단의 박용길 장로, 강만길 전 상지대 총장, 김민하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이 오찬을 함께 했다.

임동원 세종재단 이사장은 당시 국가정보원장으로 2000년 6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같은달 3일 특사 자격으로 방북, 김 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는 등의 역할을 맡았었다.

또 2002년 4월에는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나 남북관계 정상화를 내용으로 하는 ’4ㆍ5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임 이사장은 지금도 평소에 김정일 위원장을 ’최고 지도자’로 지칭할 정도로 예우를 갖춘다.

김보현 전 국정원 3차장은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의 ’오른팔’로 특사 방북과 정상회담에 참여했으며 특사 방북 때에도 동행해 김정일 위원장과 구면이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정상회담에 참가했을 뿐 아니라 2000년 9월 평양에서 열린 2차 장관급회담 때는 남북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군사당국간 회담을 합의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박 전장관은 회담 일정을 연장해 가면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 7시간 가까이 기차와 차량을 번갈아 타고 함경도 해안가의 별장을 직접 방문했다.

최학래 한겨레신문사 고문은 한국신문협회 회장 자격으로 2000년 6월 정상회담과 8월 언론사 사장단 방북 때 각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특히 언론사 사장단 방북 때 최 고문은 호방한 성격으로 좌중을 이끌고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오찬에 참석한 강만길 전 상지대 총장과 김민하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했던 주암회 멤버이기도 하다.

역사학자로 고려대 교수와 상지대 총장 등을 역임한 강 교수는 현재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어 지난 달 출범한 대통령 소속기구인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 중이고 특히 남북 학술교류에 힘쓰고 있다.

중앙대 총장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을 거친 김민하 수석부의장은 한때 남파간첩인 고향친구의 형을 무심코 집에 머물게 했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정상회담 이후 달라진 남북관계 속에서 2002년 3월 9차 이산가족 상봉 때 북한에 있는 형 김성하(77)씨와 반세기만에 혈육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고(故) 문익환 목사의 부인인 박용길 장로는 1995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 1주기 때 방북,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

작년 7월에는 ’늦봄 문익환목사 기념사업 통일맞이’ 관계자들과 함께 김 주석 10주기와 겹치는 기간에 북한 방문을 추진하다가 정부의 설득으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이른바 조문불허 건으로, 남북관계가 소원해지는 계기가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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