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 남북작가대회에 축전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등 외국 작가들이 20-25일 평양과 백두산 등에서 열리는 ‘6·15 공동 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문학작가대회'(이하 남북작가대회) 개최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에 보내왔다.

러시아, 중국, 베트남, 팔레스타인 등 외국의 작가들이 보낸 축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에 겐자부로(일본) = 황석영의 작품을 비롯하여 한국 작가·시인의 작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언어’에는 민중예술의 바탕에서 끌어올린 강력한 힘이 있다. 한반도의 ‘언어’로 성립한 문학이 세계로부터 주목받을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긴 시야에서 미래를 볼 때, 한반도의 분단이 평화적으로 극복되는 것이 동아시아에 명백히 밝은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그만큼 이번 남북문학자대회에 각별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나톨리 김(러시아) = 많은 것들이 인간을 분열시키는 이 세계에서 문학은 분열되지 않고 단일하게 남아 있다. 민족 속에서 세대를 이어서 전해 내려오는 애독서는 이 민족의 어느 한 쪽에만 속할 수 없다. 사랑받는 작가와 그의 작품들은 전 민족의 문화적 재산이다.

친애하는 작가 형제 여러분! 우리는 서로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기 위해 북남 작가들의 단일 포럼에 모였다. 우리는 서로를 비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고 존경하기 위한 거대한 첫 발걸음을 뗐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영혼을 알때만 가능하다. 문학은 영혼을 밝혀내고 전세계에 보여준다. 이 위대한 작업을 완성하자. 서로의 가슴을 활짝 열자.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도록 하자.

▲티무르 줄피카로프(러시아) = 우리 시대는 전쟁과 증오에 대한 말들이 너무 많다. 사랑과 평화에 대한 말은 너무 적다. 정치가 문학을 죽이고 있다.

현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이 우리를 결합시키지 못한다면, 죽음이 우리를 결합시킬 것이다. 죽음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 일하자.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 일하자. 남과 북의 작가들에게 삼가 고개를 숙인다. 위대한 코리아의 문학에 삼가 고개를 숙인다.

▲모옌(중국) = 얼마 전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해 세계 몇십 개국 작가들과 판문점 특별구역을 참관했다. 한국과 조선의 병사들이 지척에 있으면서, 아득히 먼 곳에 서로 대적해 있는 것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나를 비롯한 세계의 몇몇 작가들은 비참하면서도 허황되게 선포된 반세기 전의 역사를 참혹하고도 황당한 현실로 받아들였다.

휴전선 양측 중간지대의 초목은 무성하고, 꽃들은 만발하며 수많은 학과 구관조들이 나무에 둥지를 튼 채 대대로 번성하게 무한대의 생명력을 형상화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어떤 좋은 일을 상징하므로, 평화라는 희망의 배는 휴전선 양측으로 널리 저어 나갈 것이다.

평양에서 열리는 한국과 조선 작가들의 이번 만남은 문학적 의의를 초월해 정치적인 결실로 이어질 것이다. 이 대회의 성공을 축원한다. 평화를 기원하며!
▲휴틴(베트남) = 평양에서 남북작가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우리 베트남작가동맹은 충심으로 기뻐하고 환영한다. 이 대회가 얼마나 오랜 시간의 분단 끝에 이뤄지는 첫 만남인지 우리는 안다. 이 대회는 아름다운 한반도의 작가들이 서로의 창조적 경험을 나누고, 문학을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며, 민족화해와 통일의 정신을 고양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반레(베트남) = 남북작가대회의 역사적인 자리에서 민족문화의 가치 보존과 발전에 대한 풍성한 논의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여러분이 고민하하고 관심을 가지는 문제는 우리 베트남 작가들이 뼈에 사무치도록 껴안고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60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 문인들의 재회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꼈으며, 여러분이 이뤄가고 있는 그 일들이 바로 내 자신의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자카리아 모하메드(팔레스타인) = ‘팔레스타인 민주작가포럼’은 한반도의 남북 작가들이 감격적인 해후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축복받은 만남의 성사는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머지 않았다는 반가운 신호일 것이다.

우리는 북으로 향하는 당신들의 이번 발걸음이 한반도의 한가운데를 가르는 지리적 경계만이 아니라, 당신들 조국의 심장을 가르는 내면의 경계 또한 넘으려는 의미 깊은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오래 지속되었던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축하한다. 벗들이여! 당신들은 남한의 민주화를 위해 용감히 싸우고 희생해 왔다. 이제 더욱 큰 과업을 수행해야 할 때이다.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신이 당신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축복하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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