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현재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으며, 양국 국민과 지도층 모두에서 한미동맹이 곤경에 처해 있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사장 이철승)이 주최한 ‘서울평화강좌 2005’에 초청된 돈 오버도퍼 미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3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미동맹은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강좌에서 흔들리는 한미동맹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돈 오버도퍼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부인할 수 없는 점은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우경화 되고,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좌경화 하는 것처럼 한국과 미국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전환점은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환영을 받았던 2000년 6월 13일이었고, 그것은 한국의 대중들과 정부의 견해에 즉각적이고 극적인 변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한국인들 선택 따라 달라져
그는 지난 2002년 여름 한국의 젊은이들을 만나본 결과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젊은층들은 북한의 강함보다는 약함을 걱정하고 있었다”며 “북한의 본질은 파악하지 않고 그저 멀고(distant) 불쌍한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오버도퍼 교수는 “이러한 젊은 층의 태도 변화는 한미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은 지정학적으로나 군사적, 정치적, 역사적으로 한국을 에워싼 강대국들과 비교해볼 때 아직 왜소하다”며 “(한국의)선택 중 하나는 현재 균열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한미동맹이 곤경에 처해 있으나 한국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돈 오버도퍼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의 동북아국장을 지냈으며 <투 코리아>의 저자로서 미국 내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이현주 대학생 인턴기자 lh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