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8년 전 부시보다 더 나쁜 對北상황 승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 문제에 있어 2001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넘겨줬던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을 물려받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오바마 당선인은 취임하면 빠른 시일 내 북핵, 이란핵, 중동평화협상 등 3대 외교현안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노선을 따를지, 일부를 손질할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추진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북한문제는 특히 더 나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선거 기간에 오바마 당선인은 일련의 외교정책을 발표해왔다”며 “하지만 16개월 이내에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것 이외에 이들 정책들은 고착화된 게 아니라 선택의 여지를 남겨둔 것들”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따라서 오바마 당선인이 선거 기간에 밝힌 언급 등을 통해 향후 정책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를 엿볼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예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는 것을 지연시키다가 북핵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한 정책변화를 붕괴시켰다”며 “오바마 당선인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지지해왔고, 북핵 폐기협상을 계속 살려나가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테러지원국 지정해제가 지연된 데 대해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오바마 측근들이 부시 대통령이 넘겨줄 외교현안에 어떻게 대처할지 토론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8년 전 부시 대통령이 취임 이후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을 철저히 배척하는 ‘ABC(Anything But Clinton)정책’을 발표했던 점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