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18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방북결과를 보고했다.
백악관은 회동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4개월 이상 억류돼 있던 2명의 미국 시민을 석방해 내는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한데 대해 개인적으로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은 두 여기자에 대한 ‘특별사면’으로 이어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포함한 방북과정을 설명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두 여기자가 가족들과 안전하게 재결합하게 된데 대해 감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40분, 이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로 자리를 옮겨 30분간 등 총 1시간10분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보고에는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토머스 도닐런 부보좌관, 백악관 비확산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국부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대신해 국무장관 비서실장이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전·현직 대통령간의 구체적 회동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서 미 행정부 관리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방북했던 팀원들로부터 수차례의 보고와 논의를 통해 북한 태도에 대해 ‘의미있는 변화가 없다’고 잠정 결론지은 상태다. 따라서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만들 내용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콜롬비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남편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전해들었느냐’는 질문에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계속 똑같다. 우리의 정책은 일관되어 있다”고 답해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창(window)을 주었기 때문에 (이번 방북은) 매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또 “그들은(북한) 한반도의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목표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잘 알고 있다”며 “선택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결과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으며 기존의 원칙적인 태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조만간 이뤄질지도 모를 북한과의 대화를 앞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한편, 필립 골드버그 대북제재 조정관이 이끄는 미국의 대북제재전담반이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4개국 순방을 위해 이날 미국을 출발 싱가포르로 향했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전담반의 순방과 관련, “진행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 이행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외교, 금융부처 및 세관 당국 등과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