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첫 공식회견, 北 언급 안해…우선순위 밀렸나?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문제 등에 대해서는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과제에서 북핵·미사일 등 북한문제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최근 북한이 ‘남북 군사·정치적 합의 무효’를 선언하는 등 대남 대결태세를 강조하고,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 발사를 준비하는 등 대미(對美) 메시지를 통해 ‘관심끌기’에 나섰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미동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국정연설 등을 통해 북한을 ‘악의 축’ 등으로 부르며 거의 빠짐없이 언급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움직임 등 핵확산 움직임에 대해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 북한에도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임을 천명하면서 무엇보다도 이란과의 ‘직접 외교’와 ‘건설적인 대화’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외교를 비롯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란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밝힌 뒤 “내 안보팀의 이란정책 재검토를 거쳐 수개월 내에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테이블에 마주 앉아 직접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란의 핵프로그램 추진이 중동지역을 뒤흔들고 무기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러시아가 핵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을 협력해야 한다며 핵확산 방지 의지를 역설했다

북한 문제가 직접 거론되지 않았지만 이란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강조하면서 우회적으로 북한 문제의 접근법을 시사한 셈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의 핵문제가 현 미국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오바마 정부가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하겠다는 전략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이어 “실제 ‘터프하고 직접적인’ 협상전략은 동맹국을 비롯해 이란, 북한 등에 모두 해당되는 미국의 일관된 외교정책”이라며 “당면해 경제위기 극복과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의 대외문제가 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후순위로 밀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1시간 동안 진행된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당면 최대현안인 경제위기 타개에 역점을 두면서 경기부양책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를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