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족집게 행정명령’…’꺼진 불 다시 봐야’ 성공

미국이 북한 김정일 정권에 대해 족집게 제재에 돌입했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30일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대북제재 대상은 새 행정명령에 따라 3개 기관과 1명의 북한 인사가 올랐고, 종래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관련 행정명령 13382호에 의거, 5개 기관과 3명의 인사가 오르는 등 모두 8개 기관, 4명의 개인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행정명령 13382호에 따른 추가 제재대상 기관은 대성무역, 흥진무역, 제2경제위원회,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2자연과학원 등 5개이며, 제재대상 개인은 윤호진 남천강무역회사 대표, 리제선 원자력총국장, 리홍섭 전 영변원자력연구소장 등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새 행정명령에 따른 제재 대상이다. 김정일의 통치자금을 담당하는 39호실과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이 포함됐다. 북한의 무기수출업체 청송연합이 포함됐고, ‘개인’으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지목됐다. 청송연합은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불법 무기밀매업체로 파악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상·하원 의장에게 통보했다. 이 행정명령은 한국시간 31일 오전 1시 1분을 기해 시행에 들어갔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행정명령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이면서 김정일 등 북한 지도부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상·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 주민을 겨냥한 게 아니다”면서 “무기거래 및 돈세탁, 재화 및 화폐위조, 현금 밀수, 마약거래 등의 불법 경제활동을 통해 북한 정부를 지원하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조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행정명령은  김정일 정권의 핵심을 정확히 두들기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반드시 제재해야 할 대상만 집어냈다. 그런 점에서 새 행정명령은 ‘족집게 제재’라 할 만하다.


김정일은 그동안 ‘세가지 인질’을 잡고 전체주의 수령체제와 독재정권을 유지해왔다.


첫째 인질은 2300만 북한 주민들이다. 주민들을 수령의 노예로 만들어놓고 노동을 시키고 그 결과를 착취하면서 수령절대주의 체제를 강화했다. 아직도 굶어죽기 싫어 탈북하는 주민들을 총살시키고 있다.


둘째 인질은 대한민국이다. 군사주의 노선으로 한반도 군사긴장을 높이고 핵무기를 만들어 협박해왔다. 지금까지도 천안함 사건을 일으켜놓고 도리어 ‘전쟁이냐, 평화냐’로 협박하면서 경제지원을 받아낸다. 납치자, 국군포로 등은 인정하지도, 송환하지도 않는다.   


셋째 인질은 북한 핵무기 사정권에 안에 든 국제사회, 특히 일본이다. 대남전략을 위해 일본인 납치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국제사회는 김정일 정권을 제대로 제재하지 못했다. 김정일 정권을 잘 몰랐기 때문에 무엇을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유엔안보리 제재 1874호부터 재대로 방향을 잡았고 미국의 새 행정명령은 김정일 정권의 목젖을 정확히 겨냥했다.  


김정일 정권의 힘은 군사주의 노선과 돈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꺾어야 김정일이 힘이 빠진다. 그중 독재통치자금을 바짝 말려버려야 한다. 그것이 핵심이다.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30일 “수주일, 수개월 내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북한의 불법적인 활동은 물론 은행들을 기만해 자금을 몰래 움직이고, 전 세계적으로 현금을 밀수하는 등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레비 차관의 말의 행간을 보면 맥을 정확히 짚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은행들을 기만해 자금을 몰래 움직이고…”라는 표현은 중국 등 은행 내부의 부패한 자와 김정일의 검은 자금의 결탁을 의미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행정명령은 어디까지나 ‘미국내 행정명령’이기 때문에 1차로 미국 은행과 기업들이 제재 대상과 거래하지 못하고, 나아가 북한의 제재대상과 거래하는 기업,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눈치를 보게 된다.


따라서 핵심은 이들이 ‘눈치’만 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북한 기업, 개인과 거래를 끊도록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해당국 정부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또 만약 협조해주지 않으면 비협조 은행, 개인들이 구체적으로 손해를 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새 행정명령이 실행되려면 미국은 집요하게 제재대상과 협조국들을 관찰해야 한다.


결국 미국과 협조국이 얼마나 ‘집요하게’ 달라붙느냐가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은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집요한 관찰과 협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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