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보수 정권이 재창출되고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한미의 대북정책은 현재와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20일 제기됐다.
김영(Young C. KIM) 조지워싱턴대 명예교수는 이날 한국국제정치학회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협력’이라는 국제학술회의에서 “오바마의 재당선과 남한의 보수정권이 재창출되면 북한과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천안함, 연평도 등 북한의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행위는 한미 정부당국에 강력한 불신을 남겼다”면서 “북한이 지난 도발에 대한 사과 등 진지한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한미는 새로운 대북 합의 도출에 힘을 쏟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정책도 김정은의 정당성 확보와 체제 안정유지를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에 이들의 대외 강경기조, 호전적인 태도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한미의 대북정책 기조도 의미있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추가 도발 방지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채널은 열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지난 4월 장거리로켓을 쏘아 올리면서 ‘2·29 합의’는 무산됐지만 미국은 그 합의가 폐기됐다고 공식 성명을 낸 적은 없다”면서 “이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통로는 열어둠으로써 IAEA사찰단의 복귀와 북한의 재도발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미국은 북한이 장기간 도발을 하지 않거나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2·29합의’의 개정안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남한의 보수 정부는 이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오바마의 재선과 남한의 진보성향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정책적 충돌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북 포용정책을 추구하는 남한 정부와 원칙론을 중시하는 오바마의 대북정책이 충돌해 한미의 대북정책이 불협화음을 낼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