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펄 전(前) 미 국방부 국방정책자문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중점을 둬야 할 외교문제로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문제라고 충고했다.
펄은 17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와의 인터뷰에서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일관성 없는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북한(핵문제)은 안정된 방법으로 해소되기 어렵고 이란(핵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분명한 목표는 이들 국가의 핵무기와 핵무기 연구 및 개발프로그램을 저지하고 테러지원 활동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문제, 대(對)시리아와 러시아 정책, 테러위협 대처 등을 중요한 외교문제로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펄은 이란 문제와 관련, “오바마가 이란 지도자들과 핵 프로그램이나 테러지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잘못”이라면서 “(이란과) 협상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은 환상이며 오바마도 조만간 그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을 언급하면서 “부시 행정부는 시종 일관된 러시아 정책을 펴지 못했지만 차기 행정부는 확실히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며 러시아가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먼저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우방 국가들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파이프라인 개발을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대시리아 정책과 관련해서는 “시리아는 레바논 뿐 아니라 지역에서 도움되는 국가가 아니며 테러리스트에게 이로운 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부시 행정부는 일관된 대시리아 정책을 펴지 못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펄은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의 유임설에 대해서는 선거 전에 오바마가 당선되면 급진적인 정책을 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게이츠 유임설’이 제기된 것 같다며 “정권 초기에 뭔가 업적을 내려면 상상력이 (게이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펄은 2001∼2003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장을 지내면서 초기 이라크 침공을 주장했으나, 그 후 이라크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고 현재 보수 성향의 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상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