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북핵 야망 경고 의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북한과 이란의 핵위협을 직접적이고도 강도높게 경고하고 나선 것은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핵없는 세상’ 비전에 이들 국가가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취임후 처음으로 행한 유엔총회 본회의 연설에서 “지금까지 북한과 이란의 행동을 볼 때 이들 정부는 우리(세계)를 `위험한 비탈’로 끌어내리고 있다”면서 핵.미사일 커넥션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북한과 이란에 한묶음으로 경고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지금까지 취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한, 대이란 관련 제재결의안을 재확인(reaffirm)하는 내용 등을 담은 안보리 핵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이는 그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글로벌 핵문제, 특히 핵확산 방지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두달여만인 지난 4월초 유럽을 방문, `핵없는 세상’을 주창하면서 이를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와의 핵전력 감축을 제안했고 실제로 미.러 양국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 마련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이 같은 `핵없는 세상’ 구상은 내년 4월 미국에서 열릴 핵 정상회의에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 강화 등의 형태로 다시 한번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될 전망이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동북아와 중동의 최대 골칫거리인 북한 및 이란 핵 문제에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해 놓는게 오바마 정부에 주어진 시급한 외교.안보 현안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농축우라늄 의혹과 관련해 미국의 추궁을 받자 NPT에서 탈퇴한 것은 물론 2006년과 올해 2차례에 걸쳐 핵실험까지 감행했고, 이란은 비록 NPT 체제 내에 있지만 우라늄농축을 NPT내에서 허용된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하고 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거부 등으로 맞서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전 세계는 국제법이 공허한 약속이 아니며, (핵관련) 조약들이 이행될 것임을 다함께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NPT체제 강화를 통해 국제규범을 위반하는 북한과 이란에 대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나 마찬가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이 택할 수 있는 두 갈래 길을 제시하면서, 올바른 선택을 다시 한번 압박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북한과 이란)이 의무를 다한다면 양국의 번영 및 평화의 길을 열 외교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당근’을 내보였으나, “만일 그들이 동아시아와 중동에서 핵무기 개발 경쟁을 고조시키는 행위의 위험을 망각한다면 그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채찍도 준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결국 핵비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에 나선다면 그에 상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지만, 반대의 길을 간다면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성사 가능성이 높은 북.미 양자대화 및 내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서방 6개국+이란 대화’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경고가 어느 정도 먹혀들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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