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김정일 통치권’ 언급 의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건강한 상태이며 북한에 대한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외교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달 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 이후 미국 내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사라지고 ‘건재하다’는 얘기가 확산되긴 했지만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이를 확인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미국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김 위원장의 위상과 역할을 확인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는 전임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김 위원장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언사를 자주 한 것과 대조되고 있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21일 “무엇보다도 적대국 지도자이긴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겠다는오바마 대통령의 철학이 확연하게 느껴진다”면서 “북한에 주는 일종의 메시지처럼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 양자대화와 어떤 형태로든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발언 시점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의 내부 논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북한과의 대화를 상정, “비핵화에 따른 인센티브를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18일 방북한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비핵화 목표’를 계속 견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뒤 “양자대화 또는 다자대화로 해결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리언 파네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CIA 본부에서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우리는 지금 당장은 허니문 상황에 있다”며 현재의 북.미간 분위기를 전했다.

이렇게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최근 북한과 미국 사이에 오가는 비교적 ‘우호적 기류’를 상징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시각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뉴욕 채널을 통해 긴밀하게 조율된 북.미 협의 결과를 보고받고 북.미 양자대화를 승인한 뒤에 나온 발언인 만큼 향후 북.미 대화를 우호적 여건에서 진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반응도 나온다.

외교소식통은 “명분과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권위와 위상을 인정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분명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성사될 북.미 대화에서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지향하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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