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국제무대 본격 데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국제지도자로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이 참여하는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가 열리는 런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하며 세계경제위기 극복방안과 북한과 이란의 핵위기 등 지역긴장 완화방안 등을 폭넓게 협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2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임박한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동대응 방안은 물론 21세기를 위한 한.미동맹관계 발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연쇄 양자회담을 통해 후 주석의 중국방문 제의를 곧바로 수락하는가 하면 러시아와는 오는 12월 시효가 만료하는 전략무기감축 협정(START-1)을 대신할 새로운 핵무기 감축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 요청 수락으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국가 방문도 성사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미.중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고 안정적인 미.중 무역관계의 확보를 다짐하는 한편 북한과 이란의 핵, 수단의 다르푸르 위기를 포함해 지역 갈등 해소와 긴장 완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예정대로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는 방침을 후 주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로켓) 발사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면서 유엔 안보리 회부 방침에 대한 중국 측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이를 막는 행동을 하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해 중국 측의 반대의사가 없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중 양국 정상은 부시 행정부에서 시작한 고위급 전략경제대화를 이어가기로 하고 이번 여름에 워싱턴에서 양국대표들이 만나기로 했다. 또 최근 우주와 사이버, 핵무기 등 급속한 군사력 증강을 꾀하고 있는 중국과의 군사적인 긴장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군사적인 관계개선도 다각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발사 자제를 촉구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러시아에 충분히 전달한 것으로 관측됐다.

미.러 두 정상은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장기 목표 하에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며 성명에서 구체적으로 감축 핵무기 숫자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1천500개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요청을 수락함에 따라 오는 7월 모스크바를 방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영국의 브라운 총리와도 만나 세계경제침체라는 도전에서 맞서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신은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들으려고 이곳에 왔다”고 말해 국제무대 첫 데뷔무대에서 낮은 자세로 임하면서 부시 전 행정부와 달리 일방주의가 아닌 상호주의를 통한 공감대 형성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 방문에 이어 프랑스-독일 접경 도시인 스트라스부르(프랑스)와 킬(독일)을 방문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각각 양자 회동을 통해 외교적인 보폭을 더 넓혀갈 예정이다.

특히 마지막 행선지로 잡혀 있는 터키에서는 이슬람 세계와도 당당히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서 미국의 변화를 세계에 확인시키려 시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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