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5일(현지시간) 북한이 단행한 미 여기자 특사조치는 인도적 조치임을 강조하며 북핵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관계 개선의 길이 있음을 말해 왔다”면서 “더 이상 핵무기들을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그것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인도적 임무임을 매우 명확히 해 왔다”면서 “북한 정부가 국제사회의 기본적 규칙 내에서 활동한다는 확신을 우리는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북한의 여기자 특사조치와 북미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것(여기자 석방)은 다른 일로 보고 있다”며 여기자 석방과 북핵 문제 분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길은 북한이 스스로 참여했던 합의들과 책임에 따라 행동할 때라고 북한이 결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와 유사한 질문에 “그것은 이번 방북의 목적이 아니었다”면서 “분명히 이번 방북은 우리가 기대할 어떤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빌 클린턴 방북에 들뜬 모습을 보였던 반면 미국은 차분한 반응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5일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면담내용과 관련, “대화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데 대한 견해일치가 이룩되었다”고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특사조치는 인도적 문제라는 점을 밝히며 북핵문제와 연동시킬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국제적인 의무 사항을 준수하기를 희망하지만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 “핵협상 복귀 여부를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공은 실질적으로 북한에 넘어가 있다”면서 “북한은 2005년 9월 공동합의에 명시된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서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다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조만간 만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이 로스앤렐레스 공항에 도착시 커트 통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나간 것으로 확인돼 오바마 행정부가 1차 방북결과 보고를 방북팀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으로 관측된다.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대통령이 곧 만나기를 희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이뤄질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결과 보고가 오바마 정부의 추후 대북정책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북시 한국과 일본인 억류자 석방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BS방송은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한국인과 일본인 납북자들을 석방했을 때 뒤따를 긍정적인 현상에 관해 북한 측에 “매우 강하게 강조했다(pressed very hard)”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측에 이번 방문이 여기자 석방에 목적을 둔 “전적으로 개인적인 인도주의 차원의 임무”이며, 북한과 미국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다른 사안들과는 별개의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