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 핵개발 경고 연설…정작 결의안엔 北 빠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지만 정작 핵 비확산에 대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고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이 국제기준을 무시하고 지역안정과 안보, 자신들의 기회만을 위해 핵무기를 추구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동아시아와 중동에서 핵무기 개발 경쟁을 고조시키는 행위의 위험을 망각한다면 그들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취임 초 ‘핵없는 세계’를 강조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핵 비확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표명으로 받아들여졌다. 때문에 24일 열릴 안보리 15개 이사국 정상회의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을 적시한 결의안이 도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하지만 외신 보도에 따르면 결의안에는 북한과 이란이 직접 적시되지는 않고,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에 대한 일반적 원칙만 강조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란∙북한 논쟁을 회피한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을 연설에서 분명히 비난했는데도 결의안에는 두 나라에 대한 직접 언급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공개한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에 맞춰 핵 관련 기자재와 시설물을 해외에 판매한 국가는, 구매 국가가 이를 NPT 규정에 어긋나게 사용할 경우 수거해갈 권리가 있다는 점이 강조될 예정이다.

이처럼 결의안에 북한 핵문제에 대한 직접적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미국 정부가 최근 대화복귀 선언을 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이중적 잣대’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 정부가 핵 비확산에 대한 안보리 결의안 초고에 대해서는 미 언론 및 학계의 일부가 불만이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결의안이 핵관련 의무를 기피하는 나라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에 대한 미∙중∙러 간의 의견 차이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앞서 수전 라이스 미 유엔대사는 이번 결의안에 대해 “중국 및 러시아에게 북한 문제에 대한 대화에 ‘유익한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류젠민 중국 유엔주재 차석 대사는 “중국 정부는 안보리 정상회담이 비핵화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리뷰로 제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별 상황이 언급되면 안 된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결의안에서 북한과 이란이 직접 적시되지 않은 것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발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결의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과 이란 핵문제를 직접 적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실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에도 비슷한 결의안이 여러 번 채택됐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때문에 미국의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 노력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이번 유엔 총회 핵 비확산 결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헨리 스콜스키 핵 비확산 정책교육센터 소장은 “우리가 핵무기에 대해서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두 나라(북한과 이란)인데 이런 시점에는 (유엔 결의안에 있어서) 구체적인 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낫다”며 “중국과 러시아에게 (북한과 이란 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조정하도록 허용하면 게임이 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