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에 ‘성의 있는 대화 자세’ 요구”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정상회담을 통해 어느 때보다 긴밀한 북핵 공조를 과시한 것은 오는 12월 미북대화를 앞두고 북한 측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에 대한 양국간 공감대 형성을 재차 확인하고, 향후 추진 과정에서 긴밀한 협의를 유지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랜드 바겐’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과 완전히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그랜드 바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과거의 (협상) 패턴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단계적 해법 대신 포괄적 해결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12월 8일 방북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에서 미북 양자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북간의 양자대화가 자칫 한국 등 주변국을 북핵 협상에서 소외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양자대화의 전략에 대해 양국간 공통된 의견 조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현안을 매듭하기 보다는 향후 북핵 협상 과정의 중간 점검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 큰 틀에서 이견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서울에서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일정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서는 “북미 회담의 원칙에 대해서는 이미 한미간 공감을 했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에 성의있게 대화에 임하라는 메시지일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이미 지난 6월 한미 정상이 만나 ‘그랜드 바겐’ 즉 일괄타결 방안 추진에 대한 의견을 일치 했다”며 “그 이후 한·미 간 엇박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도 했지만 미측의 설명으로 이미 해명이 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동맹의 공고성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이견이 나올 것이 없었을 것”이라며 “한미관계나 북핵 문제에서 주파수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날짜는 이미 사전에 미측으로부터 통보받은 사안”이라며 “미북대화가 잘 돼서 6자회담이 조속히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