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정부도 北인권실태에 `낙제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25일 북한의 인권실태를 `아주 나쁜(abysmal)’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2008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 이같이 평가, 북한 인권실태가 전년에 비해 전혀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한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북한을 `폭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접근법에 있어서는 전임 정권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발간된 `2007년 인권보고서’는 북한을 미얀마(버마), 이란, 시리아, 짐바브웨 등과 함께 `세계 10대 최악의 인권침해국’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올해 보고서는 `세계 10대 최악의 인권침해국’을 아예 선정하지 않았다. 다만 본문에서 국가별 인권실태를 기술하기에 앞서 도입부문에 각 지역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을 언급한 뒤 2008년에 인권상황이 크게 개선되거나 나빠진 나라, 혹은 지속적으로 인권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나라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작년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인권보고서에서 `세계 10대 최악의 인권침해국’에 대해 서술하면서 제일 먼저 북한을 언급한 것과 달리 이번 보고서는 동아시아 지역의 인권상황을 설명하면서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버마(미얀마), 중국에 이어 북한의 인권상황을 세번째로 기술했다.

작년 보고서는 또 북한 정권을 지칭할 때 `억압적(repressive)’이라는 형용사를 앞에 붙였지만 이번 보고서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아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되 북한을 감정적으로 자극하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다만 이번 보고서도 작년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국방위원장의 절대적인 통치하에 있는 독재국가(dictatorship)”라고 소개했다.

북한의 인권실태내용은 작년 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정권의 인권실태기록은 여전히 열악하고, 북한 정권이 많은 심각한 인권유린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보고서는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07년 901명이 공개처형을 당하는 등 법에 근거하지 않은 사형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에는 15만명에서 20만명에 이르는 정치범들이 `관리소’라고 불리는 강제수용소에서 수용돼 있으며, 탈북했다가 중국에서 송환된 여성수용소에선 강제낙태를 지시하거나 젖먹이를 죽이거나 죽도록 방치해둔다고 보고서는 다른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나 언론보도를 인용, 소개했다.

보고서는 북한내 지하교회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어 작년에 어떤 외국 종교NGO는 9명의 북한인 신도들이 2007년에 실종됐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탈북자 문제와 관련, 보고서는 상당히 많은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을 피해 중국으로 넘어갔으며 NGO들은 수만~수십만명이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을 탈출한 북한 부녀자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잡혀 중국인과 결혼하거나 강제노동을 하고 있으며 식량.일자리.자유 등을 주겠다는 꾀임에 빠져 중국에서 매춘이나 강제결혼, 강제노동에 처하게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노동권과 관련,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들이 한국 기업들로부터 직접 임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북한 당국을 통해 임금을 수령, 노동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임금을 받고 있는 지 정확한 지급내역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몽골, 러시아, 리비아, 사우디 아라비아, 불가리아, 앙골라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을 착취당하고 북한 관리들의 엄격한 감시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보고서는 “적극적인 인권정책이 미국의 가치임을 재확인하며 미국의 국익을 증진할 것”이라고 밝혀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인권을 비롯해 전세계 인권문제에 적극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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