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식 대북 접근 북한에통할 수 있을까?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통한 강도 높은 다자제재와 동맹국들의 독자제재를 통해 북한의 나쁜 행동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북한이 도발행위에 마침표를 찍고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중국을 움직여서 압박을 가할 수 있느냐 여부와 북한의 ICBM까지 발사해도 ‘잘못된 행동에는 벌이 따른다’는 원칙을 준수하고 군사적 제재를 포함한 압박 카드를 내놓을 수 있느냐 여부에 달린 문제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북한을 포함 적대국과 ‘강인하고 직접적인 대화’를 표방하는 외교정책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은 지난 2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 외교라인이 채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 6자회담 탈퇴, 2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까지 예고해 미국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 오바마, 美 15년 北 대응 경험 살리나? = 미 행정부는 아직 대북라인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잘못에 보상했던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집권 정당에 따라 대북정책이 180도 바뀌는 모습과 달리,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있어서만큼은 공화-민주 양당의 일정한 합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반대와 핵보유국 불인정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또 확산문제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더불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 위폐, 마약, 대량살상무기(WMD) 판매 등 국가 범죄행위에 대한 우려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강경한 도발이란 ‘충격’을 통해 안정적인 체제보장을 공인 받겠다는 의도를 간파한 듯한 태도를 보이며 북한이 만든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과거 부시 정권 당시 강도 높은 대북 압박과 협상이라는 냉온탕 정책을 취했지만, 결국 협상의 진전을 위해 북한의 도발에 양보를 거듭했던 상황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대북정책을 점검하면서 북한에 취할 정책과 절대 반복하지 말아야 할 정책에 대한 목록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변화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최근 워싱턴 D.C.의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북한의 영변을 세 번째로 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점도 지난 행정부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읽힌다.

그러나 이또한 북한을 변화시킬 묘수라기 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 여부는 장담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아직까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 상황은 아니지만, 과거와는 분명 달라진 부분을 감지할 수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 북한 정책 담당자들은 전임 부시 행정부 때 취했던 무시정책과 당근정책으로 북한의 핵을 포기시킬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ICBM 능력까지 성공할시 북한의 몸값은 올라가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높은 수준의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 기존과는 질적인 차이를 보이는 정책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성공을 장담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 우선 과제는 국제 금융위기 극복과 경제 살리기다. 또, 이라크 내부의 안정화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의 대테러소탕작전을 우선 꼽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북핵 6자회담 참가국을 순방하는 미 대표단을 구성케 한 점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주변국의 의견을 종합하고 철저한 공조 대책을 세우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의 합참, 국방부, 국무부, 재무부 담당자가 포함된 대표단의 구성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차례 6자회담 참가국을 순방했던 것은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읽히지만, 합참, 국방부 인사가 포함된 것은 미국의 북한과 대화에만 목매지 않겠다는 또 다른 의지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부시 행정부 인사였던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을 유임했고, 그를 이번 순방단에 포함시킨 것은 북한의 테러자금 등과 관련된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자산을 동결 시키는 일이 북한 다루기의 실효적인 정책수단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북한이 지금과 같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도발을 계속할 경우 고립만을 자초하게 될 것이고, 미국은 경제제재에 이어 군사적 옵션도 검토할 수 있다는 ‘부드럽지만 강한 통첩’이다.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소장은 “부시 전 행정부가 북핵문제를 자신의 외교 업적으로 삼으려 무리수를 두면서 진행했던 것과는 차별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송 소장은 그러나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미 순방단이 중국을 방문해 논의하는 결과를 지켜봐야 결과를 알수 있다. 대북 제재에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동참하지 않은 제재는 효력이 미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美, 협상장에서 北 제압할 수 있나? = 오바마 행정부가 이전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북한의 선의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는 분명하다.

일단 대화를 전제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북한이 거부하면 협상은 이뤄지기 힘들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기를 끝내 거부한다면 미국 입장으로서도 지켜보거나 좀 더 강력한 압박수단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잠정 지정하면서 북한 자금 2천500만달러를 동결해 큰 효과를 발휘했던 것부터 시작해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를 실시할 것이다. 이후에 중국의 참여가 미진해 실질적 효과가 부족할 경우 미국이 보여줄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가 관건이 된다.

북한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의외로 원칙적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황하고 연이어 초강수를 두고 있지만 이러한 도발 수단도 한계가 있는 데다 미국이 군사옵션을 거론할 수 있다는 징조가 보이면 마냥 협상을 피하긴 쉽지 않다.

이와 관련 이 실장은 “북한은 어째든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을 완전히 보유한 상태에서 협상에 나서려 할 것”이라며 “그 전 단계에 협상에 나선다면 시간을 끌기 위한 형식적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해 6자회담이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을 예견했다.

또한 “미국은 양국만의 약속이 아닌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공통된 약속과 이를 어길시 제재를 가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 역시도 중국 러시아의 협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 소장도 “북한은 핵실험을 단행했고, 이후 ICBM을 발사하고 서해에서 도발을 강행한 다음에는 남은 협박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전망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감축 요구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자회담의 생명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핵없는 세계’라는 정책비젼과 북한이 인도, 파키스탄식 핵보유국와 관계정상화라는 입장은 전면 배치되는 것으로 양자가 협상에 나서도 합의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지지부진한 협상이 지속될 경우 미국에서는 ‘협상무용론’과 중국의 동참 없는 경제 제재 효과에 대한 ‘제재무용론’ 여론이 확산돼 미국은 ‘군사적 제재’를 선택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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