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대..한미관계, FTA가 첫 시험대

버락 오바마 정부의 출범(20일)은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바마 시대에도 한미동맹은 굳건할 것이며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여부는 한미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파열음의 단초가 될 수도 있는 민감한 현안이어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교부는 오바마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진용이 갖춰지는 대로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한.미 현안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 FTA가 첫 시험대 = 한.미 FTA 비준 문제는 양측의 입장이 확연히 달라 원만하게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사안이다.

오바마 당선인 자신이 경선과정에서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고 당선 이후에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오바마측 인사들이 한.미 FTA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미 의회에서도 이 같은 기류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재협상은 없다’는 우리 정부의 바람대로 원안대로 미 의회의 비준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오바마 정부 출범이후 한미관계에 있어 최대 과제는 한.미 FTA 비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의회의 비준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前) 정권에서 `한미 FTA 전도사역’을 해온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주미대사로 내정한 것도 한.미 FTA의 원활한 비준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 한.미, 북핵문제 보폭 맞출까 = 북핵문제 추진과정에서 `터프하고 직접적인’ 협상을 추구하겠다는 미국과 우리 측이 보폭을 맞출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물론 힐러리 후보자의 청문회 등을 통해 드러난 오바마 정부의 북핵정책은 부시 행정부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으로 예상돼 우리측과 조율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바마 정부가 형식에 있어서는 북한과의 직접대화 의지를 드러내고는 있지만 북핵불용 등 원칙에 있어서는 부시 행정부 이상으로 철저해 쉽사리 북한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국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 말기에 다소 뒷전으로 밀렸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문제 등에 있어서도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북.미 간의 긴장관계가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북.미 정상간의 회동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어 북한의 호응도에 따라 북.미 간 `빅딜’은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정부도 한국과의 철저한 공조를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북핵문제에 있어 엇박자가 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프간 재파병 현안될까 = 정부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와 추진했던 21세기 전략동맹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서두를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관계가 군사동맹을 넘어 글로벌 이슈를 함께 협의하는 포괄적 동맹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오바마의 생각”이라며 “이는 21세기 전략동맹의 취지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동안 오바마 측과의 물밑접촉 등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오바마 시대에도 한미관계를 심화.발전시키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부 현안에 들어가면 난제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전(戰)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오바마 정부가 우리 측에 재파병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도 미국의 요청과는 별도로 아프간전 기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데 현재 활동하고 있는 민간 재건팀(PRT)을 확대하거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긍정 검토하는 대신 재파병은 옵션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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