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김정일 北核 치킨게임 승자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핵 없는 세계 및 핵군축 정책’은 북한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북·미관계 전망’이라는 분석글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행정부가 채택하였던 선제공격독트린을 철회하고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북한을 핵공격 대상으로 포함시켰던 입장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핵선제공격의 위협에 대한 방어용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북한의 명분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미·북관계를 두 단계로 나누어 전망했다. 첫 단계로 양국은 비핵화 3단계에 대한 새로운 합의문을 만들어 간다는 것.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미간 밀고 당기기와 진통이 예상되지만, 비핵화 3단계의 기본방향이 마련되고 미·북관계 진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3단계 핵폐기 로드맵 작성이 완료되면 평양과 워싱턴에 외교대표부 또는 이익대표부가 설치되어 외교관이 상주하며 북핵협상을 비롯해서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북간 외교관계 개설은 3단계 비핵화 이행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면서 “미·북간 외교관계 개설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가(de factonuclear state)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단계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폐기와 핵활동에 대한 검증완료, 핵프로그램 해체, 핵물질 및 핵무기 양도 등을 이행하고 북·미간 대사급 외교관계가 성사되는 것. 그는 “세계적 차원의 비확산을 위해 북한 핵문제의 완전 해결을 추구하는 미국과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북한이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핵보유국가의 지위를 공식화하고 미국과 핵군축협상을 주장할 것”이라며 “주한미군기지 사찰과 함께 한반도핵우산 철폐 등 한반도비핵화를 주장하는 한편, 핵폐기의 조건으로 경수로제공, 북·미관계 정상화, 북·미군사회담 등을 요구하고 특히 핵보유국의 위상을 유지하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테러지원국이며, 독재국가이고, 국제규범과 국제질서를 위반하는 비정상국가”라며 “북한의 핵개발은 일본, 대만 등의 핵확산을 촉발하고 동아시아 안보를 불안하게 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보유는 전략적 위협정도가 높아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가로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박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첫 번째 단계의 북·미협상은 그런대로 진전될 수 있겠지만 두 번째 단계에서 핵무기포기, 북·미관계 정상화, 북한체제변화와 관련하여 미국과 북한은 다시 한 번 출구를 찾기 어려운 복잡한 미로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