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원자로 폐기…핵무기 포기 안해”

지난 16일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방지도과장이 “공화국의 핵 포기란 있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9일 ‘데일리엔케이’와 전화통화에서 “14일부터 16일까지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진행된 ‘감자농사혁명 방침 관철을 위한 전국 방식상학(시범교육)’에서 중앙당 조직지도부 지방지도과장이 직접 나와 간부들 앞에서 정세 강연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강연회는 시군 책임비서들을 동반한 자리에서 진행됐으며, 노동당 선전선동부 간부가 아닌 조직지도부가 직접 나서 강연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소식통은 “강연회에서 ‘핵발전소 포기와 핵무기 포기는 별개의 문제이며, 우리 공화국은 엄청난 희생과 피의 대가로 얻은 자위적 핵 무장력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대홍단에서 진행된 전국 방식상학은 김정일의 감자농사혁명방침 10돌을 맞이해 김정일 말씀 관철을 위한 각 도.시.군당 책임비서들과 농업성 농업부분 간부들이 참가한 회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지난 1998년 10월 1일 양강도 대홍단군을 현지 시찰하면서 ‘감자농사에서 혁명을 일으켜 먹는 문제를 해결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이번 방식상학 첫날인 14일에는 감자연구소와 감자가공공장, 홍암분장 등에서 감자파종기계를 비롯해 여러 장비들을 둘러봤고, 15일은 오후부터 감자농사에서 거둔 성과와 경험에 대해 토론하는 마당이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방지도과장의 이번 특별 강연은 둘째 날 회의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진행됐다. 강연내용은 최근 국내 및 국제적인 식량사정과 식량해결대책 및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강연의 핵심 내용은 김정일은 식량난에 대한 책임은 없고 주체농법과 김정일이 지시한 감자농사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하지만 “국제정세와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면서 북한의 핵 정책에 대해서도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도과장은 강연에서 “우리가 해체하는 원자로는 이미 수명이 다 되어 가동을 못하게 된 원자로”라며 “5MW 원자로는 20년 이상 가동하면 수명이 끝난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지도과장은 “원자로 해체에는 방사성 오염 때문에 엄청난 자금이 드는데 우리가 쓰다가 버리는 원자로를 미국 놈들이 자기네가 해체해 주겠다고 돈이며 자재들을 가지고 찾아와 애걸복걸 하고 있다”며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선군 강경정책, 자위적 핵보유로 얻은 승리이며 우리 장군님의 탁월한 전략과 비범한 예지를 보여주는 현실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수명이 다 된 원자로를 폐기하기로 한 것이지 핵무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엄청난 희생과 피의 승리로 이룩한 핵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으며, 미제가 남조선에서 물러가고 공화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 이상 우리의 핵 포기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지도과장은 “지금 남조선에는 미제가 우리 공화국을 침공하기 위해 끌어들인 1천여기의 핵무기와 화학무기들이 있다”며 “미제가 우리의 핵 포기를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개소리에 불과하며, 우리 공화국의 명예와 자주권은 결코 적들의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미국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지구 그 어디에 있는 적이라도 강력하게 타격할 수 있는 수단과 능력을 갖추었다”면서 “유고슬라비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를 침공한 미제가 우리 공화국에 대해서만 감히 덤비지 못하고 굽실거리는 것은 우리의 강력한 무장력과 최신예 타격수단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