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北 수해 규모…인명피해 줄고 재산피해 늘어

북측이 19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지난 달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규모를 우리측에 설명하면서 북한의 수해 규모가 다시 한 번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 자리에서 지난 12일 기준으로 사망.실종자 150여명, 농경지 피해 2만7천여 정보, 살림집(주택) 피해 3만6천여 가구, 공공건물 파괴 500여 채, 도로 파괴 400km, 교량 파괴 80개소, 철교 파괴 10여개소, 철길 매몰 7만㎡ 등이라고 피해를 밝혔다.

피해 지역은 평안남도의 신양.양덕.성천.회창군, 황해북도 신평군, 강원도의 경우 원산시와 평강.금강.안변.고산.철원군, 함경남도 고원.요덕.수동군 등 4개 도에 걸쳐 14개 시군구가 망라됐다.

이 때문에 우리측은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가장 `권위 있는’ 피해 규모로 간주됐던 지난 7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의 보도에 비해 인명피해는 크게 줄고 재산피해는 대체로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신보는 7월 14∼16일 1차 폭우를 기준으로 사망.실종 844명, 부상 3천43명, 이재민 2만8천747 가구, 공공건물 및 생산건물 1천180채, 주택 1만6천667채, 농경지 피해 2만3천974정보, 노반유실 168km, 교량파손 202개소 등이라고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조선신보 발표에 비해 농경지와 기반시설 피해는 큰 차이가 없지만 주택피해는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인명피해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명피해는 사망.실종자는 조선신보가 844명인데 반해 북한 적십자측은 150여명이라고 밝히면서 5분의 1 이상 줄어든 셈이다.

또 도로 피해는 2배 이상 늘었지만 교량 파손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아울러 농경지 피해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달 21일 “황해남도를 비롯한 농업지역들에서 침수.유실 및 매몰된 농경지는 수십만 정보에 달한다”라고 보도한 것보다 크게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조선신보 보도를 피해 파악의 중요 잣대로 사용했던 정부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인 셈이다.

적십자 실무접촉에 참석한 북측 관계자는 자신들이 공개한 수치가 맞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명피해가 줄어든 것은 북측이 내부의 민심 동요를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북한에 사무소가 있는 국제적십자연맹(IFRC)이 지난 달 25일 사망 121명, 실종 127명이라고 발표한 점은 북측이 의도적으로 인명피해를 축소하려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와 함께 대체로 재산피해가 늘어난 이유는 지난 달 말 2차 집중호우의 피해가 합쳐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집계된 피해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북측은 이런 재산피해 상황을 감안한 듯 이번 실무접촉에서 시멘트와 페이로더 등 복구 자재.장비의 더 많은 지원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쌀 지원 규모가 10만t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북측이 우리측에 더 많은 자재.장비 지원을 요청하려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시각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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