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朴마담’이 탈북자..中선양 술렁

2만여 명의 교민들이 거주하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한인타운의 마당발로 유명했던 30대 유흥업소 마담이 탈북자로,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교민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스스로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출신이라고 밝혀 ‘옌볜 박 마담’으로 통했던 이 여성은 바닥 좁은 선양의 한인타운인 시타(西塔)일대 유흥업소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꽤나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2-3년 전 칭다오(靑島)에서 왔다며 선양에 터를 잡은 이 여성은 오자마자 수완을 발휘, 시타 일대 유흥업소를 ‘평정’했다.

작은 키에 빼어난 미모를 갖춘 것도 아니지만 능란한 화술과 친화력, 한 번 접한 고객에 대해서는 소소한 신상 정보도 잊지 않는 기억력, 잊힐 만하면 안부 전화를 하는 철저한 고객 관리로 한 두 번 다녀간 고객은 곧 그녀의 단골이 되곤 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공안당국이 치안 단속을 강화하는 바람에 손님이 끊겨 업소들이 큰 타격을 받고 일부는 아예 문을 닫았지만 그녀의 업소만큼은 문전성시를 이루며 버텨냈다.

베이징 올림픽 덕에 존재감을 확실히 인식시킨 그녀는 곧 시타 일대 유흥업소의 ‘영입 대상 1순위’로 떠오르며 몸값을 높였다.

업소를 옮길 때마다 단골들을 몰고 다녀 그녀를 영입한 업소는 입이 벌어졌지만, 빼앗긴 업소는 고객 유출로 큰 타격을 받아야 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앞두고 올해 들어 또다시 중국 공안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매출이 감소한 시타의 한 유흥업소가 지난 7월 고육지책으로 그녀를 스카우트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돌연 그녀가 자취를 감추면서 유흥업소 간 갈등에 희생됐다는 소문이 떠도는 등 구구한 억측이 나돌았다.

그러다 최근 그녀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탈북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민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국경절을 앞두고 지난 8월 중국 공안이 일제 단속을 벌이는 과정에서 수십 명의 탈북자가 체포됐고 그녀도 이 대열에 포함됐다는 것.

그녀가 이미 북송됐는지, 아직 중국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소식통은 구체적 언급을 꺼리면서도 그녀의 체포 사실을 확인해줬다.

한 교민은 “세련된 처신이나 언변, 말투 등으로 봐서 탈북자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한국인 사업가들 가운데 단골이 많았고 술자리에서 사업 내용을 비롯해 별의별 얘기까지 다 오갔을 텐데 그런 정보들이 어디로 흘러나갔는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녀가 체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골 가운데 정보 유출을 우려해 내심 애를 태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 여성 교민은 “우연히 알게 돼 친구로 지냈는데 식당에 가면 만나는 교민들의 신상 정보를 줄줄이 꿰고 있더라”며 “검거됐다는 얘길 듣고는 기가 막히고 겁도 났다”고 말했다.

몸을 숨긴 채 돈을 벌기 쉬워 탈북 여성들이 한인타운 유흥업소로 많이 흘러든다는 점에서 이번 탈북자들의 대량 검거가 그녀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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