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장성 77명 “전작권, 차기정권에 미뤄라”

▲ 김성은 전 국방장관이 회의에 앞서 모두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NK

전직 국방장관을 비롯한 역대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의 예비역 장성 77명은 31일 긴급 모임을 통해 노무현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추진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김성은 전 국방장관은 서울 잠실 재향군인회관에서 열린 모임에 앞서 “지금은 북한의 핵실험 징후 등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며 “이런 시기에 안보동맹에 극단적인 해를 끼치는 전작권 환수를 지금 꼭 해야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밤에는 역대 경찰청장들 10여명이 모여서 (전작권 논란과 관련해) 군에서 반대성명을 내는데, 이에 대해 경찰이 침묵만 할 수 없다면서 이제 경찰까지 들고 일어서려 한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발표된 성명에서는 “금년의 정기국회와 내년의 대선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이 자동적으로 결집될 것”이라며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한 처리를 ‘다음 정권’으로 미루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어 “(전작권이 이양되면)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대북 억제력을 갖춘 한미연합사가 즉각 해체되고, 한미연합작전 계획인 ‘작계 5027’ 또한 폐기될 것”이라며 “이처럼 국가안보를 위한 여러 가지의 안전장치가 하루아침에 풀려 국민들의 안보불안은 커지고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들은 전작권 단독행사 추진은 ‘국방개혁 2020계획’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국방비가 1인당 약 1,250만원에 달하고, 15년간 자주국방을 달성하기 위해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가구당 5천만 원의 세금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17일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비율을 현재의 40%를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공평하게(즉 50%)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로 인해 우리의 방위비 분담이 당장 연 1,700억원이나 늘어나게 됐다”고 비판했다.

예비역 장성들은 또 부득이 (전작권 단독행사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면 ‘9월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과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환수) 시기를 확정하지 말 것’과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계산과 이유로 논의하고 시행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한국의 준비상태가 부족한 것을 알면서도 노무현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에 말려들게 될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반도 전쟁 재발시 13만7천여 명의 미군장병을 비롯한 유엔군의 고귀한 희생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한미양국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며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이상훈 전 국방장관을 비롯해 정래혁, 유재흥, 서종철, 노재현, 윤성민, 이기백, 정호용, 오자복 전 장관과 백선엽 전 합참의장, 김계원 전 육군 참모총장, 이성호 전 해군 참모총장, 김창규 전 공군참모총장, 강기천 전 해병대 사령관, 백석주 전 연합사 부사령관 등 77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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