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지난 24일 예비군 3만 명을 저격수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 예비군들은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현실성이 결여돼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격훈련’은 도움이 되지만 ‘저격수 양성’은 훈련 횟수와 시간을 볼 때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의견들이다.
예비군 4년차인 남양주시 예비군 이모 씨는 “저격수는 직업군인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전문적인 사수들을 예비군들을 대상으로 양성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면서 “직업군인이라 해도 저격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데, 이 같은 국방부의 발표는 탁상공론이 될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예비군 4년차 김모 씨는 “예비군 훈련을 3일하는데 그 기간 동안 사격훈련만 한다고 해서 저격수가 양성될지는 의문이다. 따로 시간을 내어 훈련을 해야 할 텐데 그렇다면 많은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면서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격’은 좋아하기 때문에 훈련기간 내내 사격훈련만 한다면 나는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당시 예비군 자원관리와 훈련을 담당했던 강모 씨는 “예비군 저격수 양성과 관련, 이미 상부에서 2009년 하반기, 지침이 하달된바 있다. 때문에 그 지침에 따라 형식적인 저격수 양성훈련을 하고 있었다”면서 “이번에 그 같은 방침이 확정돼 발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씨는 “저격수는 현역 당시 저격수 경험자를 우선적으로 뽑게 돼 있지만 실제로 그런 자원은 거의 없다”면서 “따라서 내가 근무했던 동대에서는 저격수 지정 순위를 해병대 출신, 전방부대 출신, 육군 병장출신 순서로 평가해 뽑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격훈련은 형식적으로 진행했다. ‘칼빈’ 소총을 견착하고 엎드려 가상영점을 맞추는 훈련을 한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방부 조병철 예비군전력과장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국방부의 ‘예비군 저격수 양성 계획’에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과 회의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발표는 지난해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북한 특수전 병력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정책적이고 거시적인 방향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과장은 “저격훈련을 실시하는 시간이 짧은 시간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현재,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훈련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예비군 저격수를 최대한 전력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격 훈련에 필요한 장비 확보와 예산과 관련, “저격 훈련에 필요한 스코프 500대는 이미 보유, 시범 운용하고 있다”면서 “예비군 예산은 현재 국방 예산의 지정된 비율과 지자체 육성지원금을 통해 집행하고 있는데 가용한 범위 내에서 국방예산에 추가산정,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