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테러,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이달 15일과 18일 연거푸 예멘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가 발생했다.

15일 발생한 사건은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외국인을 상대로 한 테러행위로 결론이 났고, 18일 테러는 현지에서는 알카에다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를 미루고 있다.

알카에다가 한국인을 표적으로 테러에 개입했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우리 국민들의 여행뿐 아니라 재외공관, 에너지 등 국가 간 협력사업, 기업 활동 등 전 방위적 안전 문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 정부 당국은 두 건의 테러 모두가 ‘한국인을 특정했다’고 속단하지는 않고 있다.

2번째 테러가 발생했던 18일, 우리 정부측 신속대응팀과 1차 테러로 사망한 사망자의 유가족이 호텔에서 사나공항으로 향하던 중 발생했는데, 이때 호위를 담당했던 예멘 측의 경찰차량은 대통령 경호실 소속 차량이었다는 점이 예멘 정부를 상대로 한 반정부 테러 행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이 테러집단의 공격 대상이 됐을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고 판단된다. 특히 예멘 정부 대응팀은 두 번의 테러를 모두 알카에다의 짓으로 판단 내렸다.

테러 집단의 속성은 무차별적인 인명 살상행위를 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반(反)인류, 반(反)문명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 해 1,200만명의 우리 국민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누구도 테러세력으로부터 안전을 보장 받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인식할 때가 됐다.

정부는 우리 국민이 알카에다의 테러 리스트에 본격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만을 가지고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테러가 세계 곳곳에서 무차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테러활동 예방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멘이 테러집단의 온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테러리스트들에 압박을 가하자 이를 피해 예멘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예멘은 탈레반세력이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산악지역이 많아 이들이 은신해 있을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이 유리하다.

또한, 예멘은 남북간 내전을 겪으면서 국민의 1명 당 3개의 소형무기를 소지할 정도로 다양한 무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천상의 조건이다.

예멘은 중동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산유국이지만, 석유 수출액이 정부 수입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조만간 석유로부터의 수입이 고갈돼 그야말론 대책이 없는 국가가 된다.

이렇듯 테러는 종교, 가난 소외 등 원인이 복잡하며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1세기 가장 극빈국인 소말리아에서 해적들이 활동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이 곳에 우리 정부가 문무대왕함을 파견한 것도 한국 선박이 매일 10여척이 이 곳을 통과해 우리 인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해적들에 대한 억지력을 갖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글로벌 이슈’인 테러에 대해 국제사회와 공조해 우리의 역할을 수행하다는 더 큰 의미가 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이 지구촌의 세계화를 진척시킬 수 있었지만, 이와 더불어 테러집단도 세계 곳곳에 분산, 활동영역을 확대했다. 또, 이들은 실체가 비국가여서 이들에 대한 예방도 응징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도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만큼 그들은 셀(세포) 단위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번 예와 같이 재외공관뿐 아니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공격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테러문제는 일개 국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테러집단은 마약, 불법총기거래, 해적 등과 연계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금을 차단하며 활동 근거지를 없애는 일 등 예방차원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이에 대한 억지력과 사전의 테러 음모를 응징할 수 있는 행동 또한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테러조직의 활동에 대한 억제력을 확고히 갖추어야 할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이들의 정보를 신속히 교류할 수 있는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번 예멘에서의 2차례 테러로 우리 정부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인 탈레반이 활동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의료지원, 직업훈련, 경찰훈련 요원 등 민간재건팀(PRT)의 역할과 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테러집단인 알카에다와 비슷한 탈레반의 활동무대인 아프간을 정상적인 국가로 만들어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근거지를 차단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도 테러 방지를 위해 정보기관의 합법적인 도감청을 국회가 법적으로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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