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진이 시사회 北서 갖자”

북한에서 조선작가동맹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홍석중(65)씨는 자신의 소설 ’황진이’가 남한에서 영화로 제작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6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신동호 문화협력위원장은 홍씨가 ’황진이’ 영화제작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 해 가까이 진행된 협의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신 위원장에 따르면 홍씨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중개로 지난해 5월 남측 씨즈엔터테인먼트와 ’영화각색권 양도에 대한 계약서’을 체결하고 북측에서 촬영 계약까지 체결했다.

’접속’, ’텔미썸딩’ 등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던 장윤현 감독은 송혜교와 유지태를 ’황진이’(제작 씨네2000)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일부 촬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벽초 홍명희(1888-1968)의 손자이기도 한 홍씨는 사전에 시나리오를 꼼꼼히 살펴봤으며 남측 영화제작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영화가 완성되면 평양이든 금강산이든 시사회를 갖자”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5일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장 감독과 씨네2000, 시즈엔터테인먼트 관계자를 만나 “원작을 잘 살려 시나리오 써줘서 고맙다”며 작가동맹 동료들과 한 달 간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를 논의했다.

홍씨는 이 자리에서 대사 가운데 ’많이 많이’와 같은 표현은 ’메니 메니’(many many)처럼 미국식 표현 같다며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여배우는 누구냐”고 묻고, 송혜교라는 말을 듣자 “아..가을동화의 그 배우?”라며 관심을 보였다.

이와 함께 “송혜교도 좋지만 사실 나는 ’해신’(KBS 드라마)의 수애(정화 역)였으면 하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홍씨는 그 이유에 대해 “황진이가 평소에는 예쁘지 않은데 슬플 때, 웃을 때, 반항할 때 더욱 예쁘다”고 설명한 뒤 “송혜교도 그런 연기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황진이를 중심으로 치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원작 소설의 느낌을 가감 없이 살려달라는 당부였다.

그는 또 “김희열이라는 선비가 (소설) 마지막에 죽지만 사실과 맞지 않다”며 “그가 후에 크게 출세하는 것이 보다 사실적인데, 이 문제를 같이 고민해보자”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남북을 오가며 촬영하는 영화 ’황진이’는 오는 9월 촬영을 끝내고 하반기 중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금강산 촬영은 북과 현대 측의 동의로 예정돼 있지만 개성 촬영 문제가 남북 관계의 어려움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북으로부터 확답이 오지 않는 것이 정치적인 이유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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