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 北노동당 간부들에게 시사하는 점

이순신 장군을 그린 영화 ‘명량’이 개봉 3주 만에 관객 1500만 명을 넘어 최고 흥행기록을 이어가면서 사회적으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물론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충정(忠情)이 회자되고 있다.   

영화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하고,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국가존망의 위기에 처하자 이순신 장군은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단 12척의 배를 이끌고 명량 해협에서 330척에 달하는 왜군에 맞서 싸우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12대 330. 누가봐도 승리할 확률은 ‘제로’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주민들의 도움으로 울돌목 바다의 특성을 간파, 단 12척의 배와 몇 안 되는 군사들과 함께 왜군에 맞서 승리해 역사를 바꾼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영화에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물론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는 장면이 곳곳에 드러난다. 이순신 장군은 임금에게 버림받은 몸임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한 백성과 나라를 구하기 위해 군사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이며 “진정 충(忠)은 왕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향하는 것”이라며 어명(御命)을 거역하기도 한다. 

또한 이순신 장군은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도 있다”면서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의 큰 용기로 배가될 것”이라며 전의를 상실한 군사들과 실의에 빠진 백성들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비록 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탈북기자로서 북한에서 이 같은 용기를 가지고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희망 섞인 기대를 한다.

북한에서는 ‘수령'(김정은)과 ‘당’의 뜻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수령의 눈에 거슬리면 수령의 고모부도 즉각 처형하는 사회가 바로 북한이다. 이런 광경을 목도한 노동당 간부들도 김정은 체제의 폭압정치에 잔뜩 겁을 먹고 ‘끽소리’도 못한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주민 통제, 인권 탄압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수많은 탈북자들의 수백, 수천 번의 증언과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보고서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북한 김정은과 당 간부들도 모를 리 없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권좌(權座)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권력의 맛을 본 이상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임금에게 항명(抗命)하면서까지 “충은 백성을 향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순신 장군처럼 도탄에 빠진 북한 ‘백성(주민)’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 간부들이 아닐까.

용맹으로 적군(敵軍)도 주저하게 만들지만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는 두려움도 용기로 바꿀 수 있게 하여 이룩한 승리 앞에서 한 “천운(天運)은 백성”이라고 한 이순신 장군의 말은 김정은 체제에 진정한 ‘충’ 아닌 강요의 ‘충’을 하고 있는 노동당 간부들에게도 충격적일 것이다.

북한 주민들도 역사교과서를 통해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왜적과 싸워 이긴데 대해서 배워서 잘 알고 있다. 북한 내 남한 영화나 드라마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영화 ‘명량’을 만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에 나서기 전 하나밖에 없는 거북선마저 불탔을 때 절망하는 병사들에게 “나는 오늘 바다에서 죽기 위해 이곳을 불태운다, 더 이상 돌아갈 곳도 없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이다”는 비장의 말을 하며 이순신 장군은 남아있는 병영마저 불태운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비겁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말로 위기에 처한 나라와 백성을 구하려는 충신의 각오(覺悟)를 토로한 말이다. 바로 자유를 찾아 한국의 땅을 밟은 탈북기자가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